서울시내 평균 냉면값, 첫 1만원 시대 진입
우크라 침공 사태 장기화 탓 원재료가 상승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7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외식 물가는 끝 없이 오르고 있다. 고물가에 따른 임금 인상이 외식 서비스 물가 인상에 영향을 미쳤고, 여름철 휴가 수요까지 중첩됨에 따라 오름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 서울 종로구 식당가 야외 테이블에서 시민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3일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전년보다 5.7% 올라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에 5%대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낮아진 것도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의 일이다.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 간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여왔다. 3월(4.1%)과 4월(4.8%), 5월(5.4%), 6월(6.0%)과 7월(6.3%)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 고공행진을 거듭한 셈이다.

한편 물가는 지난달 올해 들어 처음 주춤하며 가격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그러나 외식 물가는 지난달 8.8% 올라 소비자 물가 상승 폭을 뛰어넘었다. 이는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10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오른 수준이다. 외식 물가 상승 탓에 봉급 생활자들의 밥값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는 말이다.

외식 물가는 지난 2020년 11월(1.0%) 이후 21개월 연속 상승 폭이 커졌다. 2019년 2~7월 사이 0~2%대에 머물던 외식 물가는 작년 8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 1월에는 5%대로 진입하더니 2~4월 6%대, 5월에는 7.4% 상승에 이어 6월(8.0%), 7월(8.4%), 8월(8.8%)에는 3개월 연속 8%대까지 앙등했다.

품목별로 보면 39개 품목 모두 지난해 대비 물가가 오름세를 보였다. 가격 상승세가 가장 컸던 품목은 갈비탕으로 전년보다 13%나 비싸졌다. 1991년 12월(14.2%) 이후 30년 8개월 만에 최대 오름폭을 자랑한다.

자장면은 1년 전보다 12.3%, △김밥(12.2%) △해장국(12.1%) △햄버거(11.6%) △치킨(11.4%) △삼겹살(11.2%) △칼국수(11.2%) △라면(11.2%) △떡볶이(10.7%) △짬뽕(10.6%) △도시락(10.4%) △돼지갈비(10.3%) △피자(10.1%) 등도 1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생선회(9.8%)·돈가스(9.8%)·볶음밥(9.7%)·설렁탕(9.6%)·된장찌개 백반(9.1%)·삼계탕(9.1%)·김치찌개 백반(8.9%)·소고기(8.9%) 등도 외식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또한 냉면(8.8%)·쌀국수(8.7%)·탕수육(8.3%)·비빔밥(8.2%)·오리고기(8.1%)·스파게티(7.9%)·맥주(7.9%)·스테이크(7.3%)·소주(7.2%)·불고기(7.1%)·생선 초밥(5.8%)·막걸리(5.7%)·커피(5.3%) 등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심지어 구내 식당도 4.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7월 기준 서울의 자장면 평균 가격은 6300원. 1년 전(5462원)보다 15.3% 오른 수준이다. 서울시내에서 1년 전 9577원이었던 냉면은 1만423원으로, 이제 1만원 시대에 접어들었다.

외식 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이유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재료 가격이 오른 점과 고물가에 따른 임금 상승 등이 거론된다. 여기에 여름 휴가철 수요 증가도 물가 상승을 자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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