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아프가니스탄 반군 탈레반이 중동지역 수니파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자국내 세력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가디언은 익명을 요구한 아프간 탈레반 지휘관의 말을 인용, IS와 연계돼 있다고 주장하는 세력이 아프간에서 젊은 조직원들을 끌어모으고 있으며 탈레반이 이를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프간 동부 가즈니 주에서 활동하는 이 지휘관은 "이 세력은 수십명씩 무리지어 움직이고 있으며 산지를 오르내리며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며 "일반 IS 조직원과 달리 검은색이 아닌 평상복을 입고 있어 겉보기에는 현지 주민처럼 보이지만 말을 걸어보면 외국인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 진짜로 IS와 직접적 연관관계가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이들의 풍부한 자금력과 '브랜드 파워'에 많은 젊은이가 이끌리고 있다면서 "지역별로 100명 이상으로 구성된 IS 부대가 아프간 내 여러 곳에서 활동 중"이라고 추산했다.
또 "젊은이들은 탈레반보다 IS가 더 강하고 그들의 목적을 이루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IS는 이 시장에서 '신상품'과 같다"고 말했다.
아프간내 IS 연계세력은 당장은 저자세를 유지하며 조직원 모집에 주력하고 있으며 탈레반에도 친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이 지휘관은 덧붙였다.
그러나 탈레반 내부에서는 IS 연계세력의 등장으로 전선이 분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오랜 기간 정부군과 싸워온 탈레반이 IS의 침투로 조직원들을 빼앗기고 '또다른 적'과 맞서야 할 가능성 때문이다.
종파갈등을 조장하는 IS의 폭력적인 노선도 탈레반 지도부의 걱정거리다. IS와 탈레반은 이슬람교 교리를 극도로 보수적으로 해석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조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종교적·정치적 입장이 다르다.
아프간 탈레반은 자국 변혁을 목표로 하는 민족주의 집단이지만 IS는 민족국가 넘어선 범이슬람 수니파 신정일치 국가 건설을 내세우고 있다. 종교적으로도 탈레반은 수니파내 하나피 학파를 따르지만, 극단주의적 살라피즘을 추종하는 IS는 하나피즘을 포함한 다른 종파나 종교를 용납하지 않는다.
가디언은 수십년간 분쟁이 이어져도 종파분쟁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아프간에서 최근 시아파 등을 겨냥한 테러가 발생했다면서 IS 등 외국에서 들어온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가 이 같은 갈등을 조장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