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기자]수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있지만 그 회사들을 대표하는 차량이 선 듯 떠오르는 회사는 그렇게 많지 않다.

반면 이름만 대면 특정 세그먼트의 차량이 떠오르는 회사들이 있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를 생각하면 고성능의 스포츠카가 떠오르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를 생각하면 고성능의 스포츠카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조용한 세단이 생각난다. 이 밖에도 푸조와 씨트로엥을 생각하면 경제적이고 운동성 좋은 소형차가 생각난다.

   
▲ 처음 국내에 출시된 코란도의 조상 미국 카이저의 지프 CJ-5/쌍용자동차

그렇다면 현재 레저열풍에 힘입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회사는 어디가 있을까. 수입차 중에서는 단연 독보적인 레저용 차량(RV)의 대명사인 JEEP와 국산SUV 명가 쌍용차가 떠오른다.

이중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한 가지 세그먼트를 중심으로 성장한 쌍용차다.  쌍용차 중에서도 코란도는 SUV명가로써 쌍용차의 명맥을 이어주는 중요한 차이다.

쌍용차 코란도는 쌍용자동차의 SUV로 현재 국산차로는 최장수를 자랑하는 브랜드이다.

차명인 코란도는 '한국인은 할 수 있다(Korean can do)'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국인의 의지와 힘으로 개발한 차(Korean do it)', '한국 땅을 뒤덮는 차(Korean land over)', '한국을 지배하는 차(Korean land dominator)' 등의 의미도 지녔다.

■평지풍파를 격어야 했던 비운의 1세대
1969년 11월에 미국의 Kaiser의 지프 CJ-5를 라이센스 생산하여 대한민국 최초의 SUV 차량으로 신진 지프가 출시되었다.

당초에는 75마력의 2.2ℓ 허리케인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1971년 9월에 라인업 확장으로 픽업 트럭과 10인승 롱 바디 스테이션 왜건이 발매됐다.

   
▲ 처음 코란도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한 코란도 1세대/쌍용자동차

1974년 4월에 신진자동차공업이 미국의 AMC와 합작으로 신진지프자동차(이후 신진자동차로 사명 변경)를 설립해 지프의 전용 공장이 부산광역시 사상구에 완공되었다.

1974년 9월에 100마력의 3.8ℓ 6기통 엔진으로 변경되었고, 10인승을 대체하는 12인승이 출시되었고 1978년 8월에는 판매 부진을 이유로 AMC가 지분을 전량 회수하여 대한민국에서 철수하는 바람에 국내 법인이 되었다.

1970년대에 터진 유류 파동으로 인하여 1979년 7월에 이스즈사의 경제적인 85마력의 2.8ℓ 4BA1 디젤 엔진을 장착해 인기를 만회하고 1978년에 AMC의 지분 철수를 계기로 이렇게 만든 디젤 지프를 1979년에 리비아로 수출하게 되었다.

 당시 리비아와 미국은 적대 관계에 있었고 AMC는 공산 국가에 수출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어겼다며 지프 브랜드 사용 계약의 연장을 불허하게 됐고 1980년 12월에는 1981년형으로 익스테리어가 크게 변경된 5인승 CJ-7 수퍼스타와, 6인승 CJ-7 패트롤, SR-7이 발매됐지만 1979년의 리비아 수출이 화근이 되어 신진자동차는 1981년 3월에 거화자동차로 사명을 변경했다.

1982년에는 12인승 롱 바디의 외형을 크게 변경한 뉴 훼미리와 익스테리어가 크게 변경된 픽업 트럭을 출시하고 그해 11월에 9인승 훼미리 디럭스를 출시하였지만 더 이상 지프라는 차명의 사용을 연장할 수 없게 되자 1983년 3월부터 코란도라는 새로운 차명이 등장하고 1985년까지는 지프 상표와 병행하여 사용했다.

1985년 2월에는 1985년형의 출시로 대대적인 인테리어의 변경 및 이스즈사의 75마력의 2.2ℓ C223 디젤 엔진으로 변경됐고 동시에 라인업의 정리로 픽업 트럭을 단종 시키고 롱 바디 훼미리는 9인승으로 변경됐다.

1985년 6월에는 이스즈사 2.0ℓ G200Z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가솔린 라인업이 추가됐고 1986년 6월에는 거화자동차가 동아자동차에 흡수돼 테일 게이트가 크게 변경됐다. 이후 동아자동차를 거쳐 쌍용자동차로 주인이 바뀐 코란도는 1991년 7월에 푸조에서 제작한 79마력의 2.5ℓ XD3P 디젤 엔진을 얹은 RV 트림과, 이스즈사의 120마력의 2.6ℓ 4ZE1 가솔린 엔진의 RX 2.6i 트림이 추가됐다.

1993년 2월에 인테리어가 크게 변경됐고 그 후 2세대 코란도가 선을 보이며 1996년 7월에 단종됐다.

■벤츠의 심장 얹은 명차의 시발점 2세대
2세대 코란도는 1995년에 독일에서 개최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데뷔해 이듬해인 1996년 7월에 출시됐다.

1세대 코란도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으로 재해석한 네오 클래식 디자인은 다시대의 차량의 느낌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세련됨을 선사했다.

   
▲ 대들보로 우뚝 선 코란도 2세대/쌍용자동차

처음에는 미국 보그워너사의 5단 수동변속기만 장착해 출시했지만 10월에 메르세데스-벤츠사의 4단자동변속기를 추가했다. 파워트레인은 무쏘의 것을 공유해 2.9ℓ 디젤 엔진과 2.3ℓ 디젤 엔진의 디젤 라인과 2.3ℓ 가솔린 엔진과 3.2ℓ 가솔린 엔진의 가솔린라인을 품고 등장했다.

무쏘와 이스타나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의 엔진을 장착하며 SUV계의 명차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97년 5월에는 경제성을 강조한 2인승 밴이 출시되어 5인승 승용보다 높은 판매율을 보여 SUV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전성기를 누렸다. 한때 쌍용차가 대우자동차(현 한국GM)에 인수되어 대우차 엠블럼을 달고 판매되기도 했다.

1999년에 79마력의 2.3ℓ 디젤 엔진을 대신해 101마력의 2.3ℓ 디젤 터보 엔진으로 대체했다. 여기에 2.9ℓ 디젤 엔진은 120마력의 2.9ℓ 터보 인터쿨러 디젤 엔진으로 강화시켜 147마력의 2.3ℓ 가솔린 엔진, 211마력의 3.2ℓ 가솔린 엔진으로 재편성시키며 그간 SUV에서 갈증을 호소하던 출력의 문제를 해소했다.

4단 자동변속기의 경우 기존 메르세데스-벤츠의 기계식 4단 자동변속기에서 비트라사의 전자식 4단 자동변속기로 변경해 출시했다.

2004년에 기존 2.3ℓ 가솔린 엔진과 3.2ℓ 가솔린 엔진, 2.3ℓ 터보 디젤 엔진, 2.9ℓ 디젤 엔진이 배출 가스 규정 미달로 단종 됐고 120마력의 2.9ℓ 터보 인터쿨러 디젤 엔진으로 단일화시켰다.

쌍용차의 SUV가 인기를 끌자 현대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 등 승용차 베이스의 SUV의 등장하며 코란도의 인기가 신차효과에 의해 약세를 보였고 2005년 10월에 후속 차종인 액티언의 출시로 코란도는 한동안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현재 뉴 코란도의 조립 생산 라인은 뉴 무쏘 및 무쏘 스포츠와 함께 러시아의 완성차 생산 업체인 타가즈에 수출되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생산되는 부품을 수입하여 타거(Tager)라는 차명으로 현지에서 조립 생산되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맞게 탈바꿈한 3세대
역사 속에 영원히 사라질 것 같았던 코란도가 시대에 흐름에 맞게 탈바꿈하고 3세대로서 2008년에 개최된 파리 모터쇼에 선보였던 컨셉트 카 C200의 양산 형이자 액티언의 후속 차종으로 우리들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에도 익히 알려진 이탈리아의유명한 디자이너 조르제토 쥬지아로의 디자인을 통해 기존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와관으로 돌아왔다. 바뀐 것은 이 것 뿐만 아니었다.

   
▲ 역사속으로 사라질줄 알았던 코란도의 재부활 3세대 코란도C/쌍용자동차

1세대와 후속기종이었던 액티언이 후륜구동 방식의 프레임 바디 기반 SUV였던 것에 비해 3세대는 쌍용차 최초의 전륜구동 방식과 모노코크 바디 기반 SUV로 탈바꿈했고 1세대 및 2세대와의 컨셉트도 달라 차명을 제외하면 전혀 연관성이 없으나, 코란도의 브랜드 유산을 계승 발전시켜 새로운 SUV의 역사를 창출해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아 차명이 코란도 C로 전해졌다.

코란도 C에서 C는 '세련된', '귀족적인'을 표현한 'Classy'와 '우수한 승차감과 정숙성'의 'Comfortable', '환경 친화성'의 'Clean' 등 디자인과 제품, 그리고 엔진에 대한 컨셉트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당초 2010년 10월 25일 출시 예정이었지만 개발 기간 중에 쌍용차의 내부 사정으로 출시가 늦어져 국내에서는 2011년 2월 22일에 출시됐다.

이에 국내차종이지만 국내출시 이전에 이미 유럽에 먼저 수출됐고 2열 시트의 리클라이닝 기능과 플랫 플로어 등을 내세워 편안함을 강점으로 치열한 SUV시장에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또 코란도 C에 장착된 엔진은 코란도 스포츠, 렉스턴 W, 코란도 투리스모에 세로로 배치시켜 코란도DNA를 이식시키며 명가의 자부심을 지켜나간다.

2013년 1월에 코란도C 10만 대 판매를 기념하여 수출형 날개 엠블럼이 달린 리미티드 트림과 최고의 연비에 활용도 높은 편의 사양이 적용된 비트 트림이 추가되었다.

오프로드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SUV에 적한 저속 토크를 중점에 두는 149마력의 2.0ℓ 디젤 엔진(Low 버전)은 D-LET(Low-end Torque)라는 이름으로 코란도 투리스모, 코란도 스포츠, 수출용 액티언과 함께 공용하는 대신 해당 차종들은 후륜구동 기반이기 때문에 155마력으로 세팅해 세로로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과거의 명맥을 이어 세계로 뻗어가는 '뉴 코란도 C'
새롭게 돌아온 코란도 C가 선대의 명맥을 시대에 흐름에 맞춰 이어가며 또한번의 변화를 거쳐 2013년 8월 7일에 페이스 리프트 된 뉴 코란도 C가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헤드 램프에서 라디에이터 그릴로 이어지는 부분을 직선화하여 코란도 투리스모, 코란도 스포츠와 통일성을 가졌고 인테리어에서는 대시보드가 보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바뀌고, 인비저블 조수석 에어백이 적용되어 깔끔함을 더하였다.

   
▲ 도심과 오프로드를 종횡무진할 4세대 코란도/쌍용자동차

새롭게 태어난 만큼 안전장치부터 모든 부분들이 현재에 맞춰 개선됐다. 타이어 공기압 경보 장치(TPMS)와 운전석 통풍 시트, 18인치 다이아몬드 컷팅 알루미늄 휠, 인피니티(Infinity) 사운드 시스템, LED 포지셔닝 램프 등이 신규 적용되었다.

또한 트림을 3개(세부 트림 6개)로 단순화시켜 복잡함을 줄였다. 쌍용차는 코란도C의 글로벌 판매 확대와 함께 실적을 많이 회복하기 시작했고 2015년 1월에 선보인 2015년형은 불만이 많던 기존 비트라사 6단 자동변속기에서 아이신사 6단 자동변속기로 변경하고 차체 자세 제어 장치와 타이어 공기압 경보 장치(TPMS)가 모든 트림에 기본 적용되었다.

아울러 기존 트림명이던 CVS(고급형/최고급형), CVT(고급형/최고급형), CVX(고급형/최고급형)가 각각 KX, RX(고급형/최고급형), DX로 바뀌었다.

고출력 버전은 유로 6 기준을 만족시킬 수 없어 단종 시키고 2015년 3월에 코란도C 익스트림이 출시하고 코란도C익스트림은 아웃사이드미러가 리얼카본 처리하며 한층 고급스러움을 살려 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쌍용차 코란도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정통 SUV명가의 대들보로서의 역할을 이어가며 명가의 자존심을 이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