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개발한 베그젤마, 미국·유럽·일본 등 글로벌 허가받아
향후 기업 실적 개선 기대…'글로벌 바이오기업' 도약 발판될 듯
[미디어펜=김상준 기자]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며, 미국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에 앞서 셀트리온은 유럽, 영국, 일본 판매에 대한 허가도 받아 글로벌 판매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 시밀러 베그젤마 관련 글로벌 시장 규모는 64억3530만 달러(약 8조9700억 원)로, 그중 미국이 단일규모로는 가장 큰 26억200만 달러(약 3조6300억 원)를 차지하고 있다.

   
▲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사진=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이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판매허가를 받아내면서 향후 기업 실적 개선과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으로서의 가치평가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베그젤마는 자궁경부암, 전이성 신세포암, 상피성 난소암, 순환성 교모세포종 등에 적응증을 갖고 있다. 베그젤마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 ‘로슈’사의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에 대한 복제약) 제품이다.

셀트리온은 자체 의약품 개발 노하우와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신속하게 ‘베그젤마’를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오리지날 의약품인 아바스틴 개발사 제넨텍(2009년 로슈 인수)과 글로벌 특허 합의를 완료해 시장 출시 전 분쟁 위험성 등 부담을 줄이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 셀트리온 연구원들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셀트리온 제공

척박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환경에서 셀트리온 베그젤마의 성공은 특별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바이오시밀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기도 어렵지만, 개발 이후 미국 FDA 승인 자체가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현재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할 수 있는 기업은 셀트리온이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며 “뚝심 있는 연구개발을 통해 성과를 보여주는 셀트리온의 최근 행보는 박수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셀트리온의 저력은 과감한 R&D(연구개발) 투자에서 비롯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총매출액에 20.82%에 달하는 비용을 R&D에 투자했다. 국내 경쟁사들이 R&D 분야에 10~13% 투자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R&D 투자현황/사진=국가신약개발산업단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들은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R&D 분야에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로슈, MSD, 아스트라제네카는 총매출액에 23~26%(2021년 기준)에 달하는 비용을 R&D에 쏟아붓고 있다. 왕성한 투자 속에서 첨단 신약이 꾸준하게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한편 베그젤마의 글로벌 출시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맡는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 제품의 판매·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유럽, 미국, 일본 등 주요국가의 허가를 모두 받아 베그젤마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며 “베그젤마의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조속히 안착하고, 현재 개발 중인 다른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임상·허가도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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