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창덕궁에서 출발, 수원 화성행궁 앞 광장에서 마무리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정조대왕 능행차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장조로 추존)가 묻힌 경기도 화성의 융릉으로 행차하던 행렬을 재현하는 행사다.

서울시와 경기도 수원·화성시의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행사는 지난 2018년 이후 4년 만에 열렸다. 

그 동안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만 진행된 것.

창덕궁부터 융릉까지 총 59.2㎞ 중 43.5㎞(110.7리) 구간에서 1795년(을묘년) 정조대왕 능행차를 재현한 올해 행사에는 총 2700여 명이 참여했고, 말 345필이 동원됐다.

   
▲ 정조대왕 능행차 행렬/사진=미디어펜 윤광원 기자


전날인 8일 서울 창덕궁 돈화문에서 출발, 시흥행궁까지 이동한 행렬은 이날 오전 시흥행궁을 나서며 두 갈래로 나뉘어 이동했다. 

안양∼군포∼의왕∼수원시를 통과하는 수원 구간(32.2㎞)과 융릉까지를 연결하는 화성 구간(7.4㎞)이 동시에 운영됐다.

수원 구간의 하일라이트인 수원 화성 일대는 아침부터 가을비가 내렸다. 꽤 많은 비다.

그러나 시민들은 일찌감치 모여, 도로가에 서서 행렬을 기다렸다.
    
오후 3시 50분께, 서울에서 지지대(遲遲臺) 고개를 넘고, 파장동 노송지대와 수원 월드컵경기장을 지난 행차 행렬이, 마침내 수원 화성의 정문인 장안문 앞 '장안공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두에 선 말에 탄 군사 10여 명이 '2022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이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나타나자, 길거리를 가득 메운 채 기다리던 시민들이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수백m에 이르는 행렬 중간 즈음에 백마를 탄 근엄한 모습의 정조대왕이 보이자, 시민들은 박수와 함께 함성을 질렀고, 정조는 손을 들어 시민들 환호에 답했으며 행렬은 천천히, 그러나 막힘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 정조대왕/사진=미디어펜 윤광원 기자


일부 시민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우산이나 우의 없이 전통 복장을 유지한 모습이나, 행렬에 참가한 일부 어린 아이들을 보며 "추워서 어쩌나"하며 안쓰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행차와 함께 취타대 공연, 백성들이 징을 치며 왕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격쟁, 자객들의 습격을 가장한 상황극, 대동놀이, 정재(전통무용), 의장대 공연 등이 진행됐다.

한편 이날 행렬이 지나는 지역 일부 도로는 통제됐고, 오가는 버스 노선도 일부 조정됐다.

능행차는 화성행궁 앞 광장에서 시민들과 관람객들이 대동(大同)놀이를 함께 즐기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대동놀이에 참가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궂은 날씨에도 함께 해주시고, 축제를 즐겨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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