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일본 로스쿨, 90% 이상 미달...급격한 퇴조 왜?

한국보다 5년 먼저 로스쿨(법학대학원)을 도입한 일본의 대학들이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학교가 9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올해 봄 학생을 모집한 일본 내 54개 로스쿨 가운데 93%에 해당하는 50곳의 대학에서 입학자가 정원을 밑돌았다. 입학생 수는 2201명으로 역대 최소를 기록하며 전체 정원 3169명의 69% 밖에 채우지 못했다.

정원을 채운 로스쿨은 히토쓰바시(一橋)대, 오사카(大阪)대, 홋카이도(北海道)대, 도시샤(同志社)대 등 4곳에 불과했다.

첫 해인 2004년 74개교에 걸쳐 4만명을 넘겼던 로스쿨 응시생수는 올해 9351명으로 처음 1만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일본 로스쿨이 이처럼 외면 받는 것은 연간 많게는 100만 엔(약 910만원) 넘는 학비를 내가며 3년을 다녀야 하는 '비용'을 감안할 때 출신자의 사법시험 합격률이 저조하다는 평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기준 전체 로스쿨 출신자의 사법시험 합격률은 49.2%에 그쳤다. 특히 히토쓰바시·도쿄·교토·게이오(慶應)대 등 합격률 70%대를 기록한 학교가 있는가하면 16개교는 합격률이 20% 미만이었다. 합격률 50% 이상인 학교는 74개 중 15개에 그쳤다.

이런 터에 2011년, 로스쿨을 나오지 않아도 예비시험을 통과하면 사법시험을 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도입된 것도 로스쿨 퇴조를 부채질했다.

일본 문부과학성(교육부) 중앙교육심의회 특별위원회는 향후 로스쿨의 정원 규모, 교육의 질 향상 방안 등을 검토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