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전기 이용, 수소-이산화탄소 결합·가공
휘발유·경유·지속 가능 항공유 생산 가능해
[미디어펜=박규빈 기자]SK이노베이션은 원유·석유 제품 트레이딩 사업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이 미국의 이퓨얼(E-fuel, electricity based fuel) 전문 기술 기업 '인피니움(Infinium)'에 투자한다고 12일 밝혔다.

   
▲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이 미국의 이퓨얼 전문 기술 기업 '인피니움(Infinium)'에 전략적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사진=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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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설립된 인피니움은 액체 연료 합성 공정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이는 가스 액체화(Gas to Liquid) 기술을 기반으로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합성하는 것으로, 인피니움은 15년 간 축적해온 촉매 기술을 활용해 이 분야에서 상업화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평가 받는다.

내년 초 미국 텍사스주에서 첫 상업 생산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이퓨얼은 신재생 등 탄소배출이 없거나 매우 적은 그린 전기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고, 여기서 나온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결합·가공해 휘발유·경유·항공유 등을 얻을 수 있다. 산업 공정 혹은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이퓨얼을 만들면 탄소를 감축하면서 연료를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어 이퓨얼은 차세대 탄소 감축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특히 액체 연료를 대체하기 어려운 항공 운송 분야에서 기존 석유를 대체할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SAF, Sustainable Aviation Fuel)로도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 항공 연료 중 현재 상용화된 바이오 연료는 원료 수급에서 한계가 있다. 하지만 물과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하는 이퓨얼은 원료 확보에 걸림돌이 없다.

유럽 연합(EU)은 항공유의 이퓨얼 사용을 의무화해 사용 비율을 2030년 0.7%를 시작으로 2050년 28%까지 늘릴 계획이다. 항공업계는 이퓨얼 시장 규모가 2030년 하루 13만 배럴에서 2050년 200만 배럴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인피니움의 기술로 만든 이퓨얼 기반 연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기존 석유 기반 연료보다 훨씬 적다. 이퓨얼을 만들 때 이산화탄소가 포집·감축되는 것까지 감안하기 때문이다.

SKTI는 이번 투자가 SKTI의 첫 차세대 그린 에너지 분야 투자라는 점에서 지난해 발표된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카본 투 그린' 전략' 실행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TI는 국내 유일의 석유제품 트레이딩 전문 회사로서 이퓨얼 확보 및 보급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SK에너지의 대규모 석유 제품 정제 시설 SK 울산 콤플렉스(CLX)와의 접목을 통해 조기 사업화도 고려하고 있다.

서석원 SKTI 사장은 "인피니움 투자를 계기로 넷제로 달성을 위한 그린 에너지 공급 기회를 더욱 넓힐 수 있게 됐다"며 "이퓨얼의 사업화와 보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로버트 슈츨레 인피니움 CEO는 "당사에 보내 준 신뢰에 감사를 드린다”며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이퓨얼 생산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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