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국내 최대 규모’ 죽전데이터센터가 공사 중지 위기에 처했다.

일부 주민들이 전자파 노출을 이유로 공사 중지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찬성 측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안전상 문제가 없을 뿐더러 자칫 지역경제 발전 기회를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죽전데이터센터는 경기 용인시 일대에 지하 4층~지상 4층, 연면적 9만9070㎡ 규모의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지난 2월 착공해 오는 2024년 말 준공 예정이다.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퍼시픽자산운용이 글로벌 연기금인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와 신한금융투자 등으로부터 8280억원 투자를 유치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죽전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서는 154kV 초고압선을 지중선로로 설치해야 한다. 필요한 전기 총 용량(수전용량)이 100MW에 달해서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3.2㎞ 구간 초고압선 지중선로 설치 위치가 주변 유치원과 초중고 인근 도로에 매립돼 전자파에 노출될 수 있다며 공사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수차례에 걸쳐 항의집회와 가두시위를 벌이는 한편 용인시를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 죽전데이터센터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독자

◆“지중송전선로 방식…전자파 발생 미미”

지난 6월 개최된 주민설명회에서는 지중화로 인해 전자파 발생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문가와 시공업체 등에 의하면 죽전데이터센터는 가공송전선로가 아닌 지중송전선로 방식으로 설치된다.

가공송전선로는 전자파 및 우천 시 소음이 발생하고 자연경관을 훼손하게 된다. 반면 지중송전선로는 이중차폐 케이블을 사용하고 지하 1.5m 이상 깊이로 설치돼 경관을 훼손하지 않는다. 전자파 발생도 스마트폰의 1% 수준으로 극히 미미하다.

국내 고압선 송변전선로 지중화율은 지난 2020년 8월 기준 서울이 89.6%, 인천이 72.8%다. 154kV 이상 전압을 가진 송전선로는 대부분 지중매설이 돼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외곽 지역과 한강 횡단 구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지중화돼있다.

해외의 경우 런던, 파리, 로마 베를린 등 서유럽과 남유럽은 송배전선로 지중화율이 100%에 이른다. 미국, 캐나다는 지중화를 완료한 뉴욕시를 제외하면 상당수가 도심 핵심부를 지중화했다.

   
▲ 죽전데이터센터 투시도./사진=현대건설

◆“지역경제 발전 기회 잃어서는 안돼”

죽전데이터센터 건립에 찬성하는 시민들은 지난 2019년 네이버 사례를 들어 공사가 무산될 경우 지역경제 발전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 6월 경기 용인시 일대에 데이터센터를 지으려 했으나 주민 반발로 건립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이후 같은 해 10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해 10개 후보지 중 세종시를 선정해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세종시는 네이버와 협력해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차 분야를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경제·미래산업 중심지로 성장할 것을 기대하며 안전한 준공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세종시는 대전세종연구원을 통한 용역 검토 결과 데이터센터 건립에 따른 경제적 유발 효과의 일환으로 3064명 규모 신규 일자리 창출을 포함해 지방세 등 세종시 세수 확보 및 살림살이 증대로 인한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민단체의 우려와 반발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죽전데이터센터가 향후 죽전동을 포함한 용인시 지역발전에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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