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셀·모듈 점유율, 10년 새 0%대로 급락
한화큐셀, 신 공장 완공 시 현재 지위 굳힐 듯
VPP 기업에도 투자…"시스템 솔루션 사업 확장"
[미디어펜=박규빈 기자]미국 정부가 각종 규제를 통해 중국 태양광 산업을 견제하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중국산 셀과 모듈의 시장 점유율이 급감해 국내 기업들이 세액 공제를 받게 됨에 따라 반사 이익을 누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사진=미디어펜 DB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와 의회는 IRA 중 태양광을 포함한 청정 에너지 분야에 3690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일 법안 기준 역사상 최대 규모로,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온실 가스 배출량 50%를 감축하는 게 목표다.

태양광 제조 세액 공제 제도는 설비 단위 투자 세액 공제(ITC)와 품목 단위 제조세액공제(MTC)로 나뉜다.

투자 세액 공제는 제조 시설을 건설·증설할 때의 초기 투자 비용의 일정 비율만큼을 납세자의 연방세액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제조 세액 공제는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되는 태양광 제품 단위당 공제 혜택을 제공하도록 돼있다. 이는 IRA에서 신설된 조항으로, 폴리실리콘·웨이퍼·셀·모듈 등 태양광 밸류 체인을 구성하는 품목들이 적용 대상이다.

미국은 중국을 완전히 배제한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을 겨냥해 각종 무역 장벽을 만들어 2011년 42.6%이던 중국산 셀 수입 비중을 지난해 0.2%로, 모듈은 59.1%에서 0.4%로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 모듈화 작업을 거친 태양광 셀./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한국 태양광 기업의 대미 태양광 셀과 모듈 수출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셀 수출은 2017년 300만 달러 규모에 불과했지만 이듬해에는 1억 달러를 상회해 1년 만에 증가율이 3000%를 넘었다. 현지 모듈 공장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모듈 수출액은 올해 7월 기준 5억1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같은 달보다 86.5%나 증가했다.

우리 기업들은 미국 현지 생산과 동남아 지역에서의 수출을 통해서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한화솔루션의 자회사 한화큐셀은 201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톨턴에 1.7GW 규모의 현지 모듈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조지아주 돌턴 소재 기존 공장 인근에 1억7100만 달러(한화 약 2436억660만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1.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건설해 현지인 470여 명을 신규 채용함을 골자로 한다. 신 공장 완공 시 미국 내 단일 태양광 사업자로는 최대로, 연간 3.1GW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돼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기대된다. 진천 공장의 태양광 수출액은 올해 약 1조7000억 원이 예상되나 내년 중에는 2조 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한화큐셀은 말레이시아에서 2.3GW 규모의 셀·모듈 생산 라인을 가동 중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한화큐셀 로고./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현재 한화큐셀은 미국 내 주거·상업용 태양광 시장 점유율이 각각 24.1%, 20.6%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 한화큐셀은 국내에서 고효율 탑콘 셀을 양산할 예정인데, 연간 20~30%의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미국 태양광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2023년까지 22%까지 공제되면 주거용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에 대한 소득세 혜택도 2034년까지 11년 연장된다. 이로써 IRA발 미국 내 태양광 설치 수요는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은교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IRA를 통해 태양광 분야에서 중국 대비 기술은 앞섰지만 가격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았던 우리 기업들이 모듈·소재 분야 시장 확대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가상 발전소(VPP) 개념도./사진=한국전기연구원 제공

아울러 한화큐셀은 저탄소·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 추세에 발 맞춰 가상 발전소(VPP, Virtual Power Plant)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는 소규모 신 재생 에너지 발전 설비·에너지 저장 장치(ESS) 등 분산형 에너지 자원을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통합하고 하나의 발전소처럼 관리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VPP는 분산된 에너지를 수집·분석하는 과정에서 전력 수급과 공급의 변수를 사전 예측해 이를 통한 효율적 전력 공급을 할 수 있게 해준다.

한화큐셀은 2020년 5월 호주 스위치딘(SwitchDin Pty Limited)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 이 회사는 신재생 에너지 분야 VPP에 특화된 곳으로, 한화큐셀은 시스템 솔루션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가고자 한다는 입장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VPP는 배전망 인프라나 예비 발전기 등에 대한 설비 투자가 필요 없고, 기존 분산형 에너지 자원을 이용해 전력 공급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전기를 싼값에 구매하고, 남는 전기를 판매할 수 있다"며 "계통 운영자에게는 보조 서비스를 공급해 상당 수준의 편익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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