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부터 한국주식 집중매수…"불확실성 여전" 지적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12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나타내며 증시 반등의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 글로벌 대비 증시 낙폭이 컸고, 원화 약세로 인해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 투입 절차가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는 점도 상승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단, 여전히 증시 변동성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해야 할 요소들도 아직은 많다는 지적이다.

   
▲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12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나타내며 증시 반등의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KB국민은행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내 주식시장, 그 중에서도 코스피 시장에서 외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이후 계속 해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했는데, 우선 한국 주식이 글로벌 시장 대비 낙폭이 꽤 큰 편이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아울러 달러 강세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여력도 많아졌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서는 한국 증시가 오히려 글로벌 증시 대비 더욱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모습들이 연출되고 있다.

외인들이 12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선 것은 2020년 11월 14거래일 연속 순매수가 있었던 이후 약 2년 만이다. 아울러 이달 월간 순매수 규모는 약1조9000억원으로, 지난 9월 2조1000억원 순매도 기록을 거의 따라잡았다.

특히 외국인들은 반도체 관련주들을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이들은 이달 들어서만 삼성전자를 8360억원, SK하이닉스를 약 7544억원 쓸어 담았다. 이들 종목의 주가는 각각 6.4%, 15.3% 오르며 지수 반등에도 큰 역할을 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10월 들어 국내증시는 급등락을 반복하는 글로벌 증시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변동성을 나타내는 VKOSPI 지수는 22.9포인트에 마감하며 9월말 20포인트를 상향 돌파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앞으로의 흐름이다. 우선 이달 중 재가동이 예정된 증안펀드는 국내증시 상승탄력 기대감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 가지 변수는 증안펀드 효과 극대화를 위해 고려되고 있는 ‘공매도 전면 금지’다. 

공매도 시장은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조성돼 있다. 게다가 공매도 전면 금지가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어긋난다는 판단이 서면 자금이 다시 유출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안펀드 등 증시 안정 기대감을 주는 요소들이 있지만 미국 긴축과 주요기업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면서 “작은 호재‧악재에도 크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기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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