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 제판분리 바람…전속설계사, 자회사형 GA로 이동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생명보험사에 소속된 전속설계사 숫자가 지속해서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들이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를 단행하고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을 설립하는 등 외부 판매 채널을 강화하면서 전속설계사 조직이 축소되는 모습이다.

   
▲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등이 제판분리에 나서면서 전속설계사 수가 줄고 있다./사진=각사제공


20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내 생보사들의 전속설계사는 6만4484명으로 전년 동기 7만1693명보다 10% 감소했다. 1년 새 7000명 넘게 줄어든 것이다.

생보사 설계사 수는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2015년 13만명에 육박했던 생보사 설계사 수는 2018년 10만명 아래로 떨어진 이후 2019년 9만명대까지 내려앉았다.

지난해에는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설계사가 자회사형 GA로 대거 이동하면서 7만명대로 줄어들었다. 이후 6월 7만2236명, 7월 7만1693명, 8월 7만972명, 9월 7만858명으로 줄어들더니 10월에는 6만9901명으로 7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제판분리를 추진하고 자회사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하면서 2만여명의 전속설계사를 한화생명금융서비스로 이동시켰다. 한화생명은 또 대형 GA인 피플라이프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생명도 지난해 3월 전속설계사 3300여명을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시켰다.

흥국생명도 제판분리 행렬에 동참한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8일 금융감독원에 자회사형 GA HK금융서비스(가칭) 설립 인가 신청을 냈다. 이르면 내년 초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전망이다.

라이나생명도 라이나금융서비스를, 푸르덴셜생명도 KB라이프파트너스 등 신규 GA를 설립했으며, 동양생명도 텔레마케팅(TM)조직을 분리해 TM판매자회사 마이엔젤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

GA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생보사들은 자회사형 GA를 설립해 전속설계사를 이동 포진시켜 경쟁력을 키우려 하고 있다. 또 보험시장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GA로 이직이 늘면서 보험 인력 구조의 변화가 앞당겨 지는 모습이다.

GA는 보험사와는 독립된 별개의 판매모집 조직으로 한 보험사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사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보험상품을 판매한다. GA 설계사는 특정 보험사 상품만 모집할 수 있는 전속설계사와 달리 다양한 보험사 상품을 갖고 영업을 할 수 있어 이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결국 GA로 판매주도권이 넘어가면서 모집조직의 대형화와 매출 집중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보험사들의 제판분리 바람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제판분리를 통해 보험사는 상품 개발과 고객 서비스, 자산운용에 집중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판분리는 설계사의 역량을 강화해 고객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등 선순환 구조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GA 시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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