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지산업협회, '제2회 배터리 산업의 날' 행사 개최
이창양 산업부 장관 "R&D 자금 투입·인재 양성 등 지원"
전영현 협회장 "K-배터리 수주 잔고 600조…효자 산업"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국가 핵심 산업인 배터리 분야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업계 위상을 제고·홍보하는 장이 열렸다.

1일 한국전지산업협회는 서울 서초구 반포4동 소재 JW매리어트 호텔 서울 5층 그랜드볼룸에서 '제2회 배터리 산업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의 목적은 국가 핵심 산업인 2차 전지 산업의 성과와 위상을 기념하고 배터리 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 제고와 업계 종사자들의 사기 진작을 통해 관련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을 독려하기 위함이다.

   
▲ 전영현 한국전지산업협회장(삼성SDI 부회장)이 '제2회 배터리 산업의 날' 행사에서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이날 전영현 한국전지산업협회장(삼성SDI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은 소형부터 시작해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 장치(ESS) 등 다방면으로 영역이 확대됐고, 세계 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탑 국가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운을 뗐다.

전 협회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시행을 앞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글로벌 경기 침체 등 각종 악재에도 정부와 업계가 합심해 K-배터리 수주 잔고는 600조 원을 달성해 효자 산업 그 자체"라며 "오늘 11월 1일 두 번째 배터리 산업의 날인데, 관련 업계 규모가 더욱 커져 의미있는 날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제2회 배터리 산업의 날' 행사에서 축사를 전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엄중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한국산 배터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맹활약 중"이라며 "기후 위기 대응·디지털화 등 산업 대전환 시대 중심에 있어 2030년까지 업계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 장관은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며 4분기에도 우리를 추격하고 있고, 일본은 게임 체인저가 될 차세대 기술에 집중 투자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며 "기존 공급망 질서의 격변이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는 이날 2차 전지 산업 혁신 전략을 발표했고, 기업들과 원 팀을 구성하고, 국내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지속 가능한 배터리 순환 체계도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아울러 "정부는 1조 원 이상의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입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기업들이 계획한 50조 원 이상의 국내 투자도 차질 없이 이행할 수 있도록 세제와 금융 규제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핵심 인재 양성과 강소 소재 기업 육성 등을 통해 국내 생태계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올해 전지 산업 발전 유공자 포상은 산업훈장·산업포장·대통령 표창·국무총리 표창·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한국전지협회장 표창 등 총 30점이 수여됐다.

   
▲ 발언하는 임중규 대주전자재료 부사장./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본 행사인 배터리 산업의 날 기념식과 유공자 포상식에 앞서 식전 행사로는 컨퍼런스가 열렸다.

'2022년 배터리 산업을 빛낸 사람들'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임중규 대주전자재료 부사장은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하지만 임 부사장은 해외 출장 중으로 임일지 사장이 대신 받았다.
 
임 사장은 "2019년 파우치형 셀에 실리콘 음극재를 처음으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며 "연간 수백 톤 정도 단위로 출하 중이고 캐파를 늘려나가고 있는데, 2030년에는 8만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 단상에 오른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센터장이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을 설파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산업포장을 받은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센터장은 "지금의 고객들은 급속 충전에 걸리는 20분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10분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도록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당사는 양극재의 원료가 되는 전구체 등 4대 배터리 핵심 소재 상당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에 따라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또 그는 "전지 기술 개발 자체에만 목 맬 게 아니라 관련 지적 재산권(IP)을 확보해야 한다"며 차세대 기술에 대해서는 좀 더 전략적인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 한국전지협회장상을 수상한 한양대학교 석사 과정생 한기문(오른쪽) 씨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의 이재호 씨가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한국전지협회장상을 수상한 한양대학교 석사 과정생 한기문 씨는 "지도를 담당한 윤종성 교수 연구실에서 단결정 양극 소재에 대해 분석을 진행하게 됐다"며 "프로젝트 사업 연계를 통해서 이제 포스코케미칼로 입사를 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한 씨는 "관련 연구를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고, 회사를 다니며 박사 과정을 밟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마찬가지로 전지협회장상을 수상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의 이재호 씨는 "하이브리드 엑시드 기반의 용액을 제작해 화학 반응을 이용해서 인공 SI를 형성했다"며 "그 중 플로라이드에 위치한 인공 레이어가 가장 향상된 개면 특성을 기반으로 전기학적 통로 확보에 유리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파했다. 

이후 정순남 전지협회 부회장·전윤종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장승국 우수기술연구센터(ATC)협회장은 상생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 전기 자동차주들이 이용 경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전기 자동차 사용자 경험(UX) 공유 컨퍼런스' 시간에 한국진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이사는 "다양한 관점에서 충전 환경 개선 캠페인을 전개해왔다"고 말했다.

한 이사는 "환경부는 전국에 공공 급속 충전기가 7054대가 있다고 하는데 국토교통부는 등록 전기차가 34만7395대라고 발표했다"며 "여전히 전기차 충전기는 부족하고, 고속도로 휴게소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고장난 충전기를 서둘러 수리하고, 고장·폐기 등 각종 정보를 업데이트 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그는 "업무 차원에서 모든 충전소를 기계적으로 점검하는지, 공익적 차원에서 이용자가 제품 개발에 대한 피드백이 가능한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실제 이용자 눈높이에서 이용과 평가, 제안이 가능한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화재 대응 차원에서는 "배터리 관리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전소를 방지해 안전하게 피신할 방법을 전파해야 한다"며 "전기차 충전소 진화 장비 비치에 관한 법제화도 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쌍둥이 아빠인 이희구 씨는 "5년 째 전기차를 타는데, 장점은 친환경·무진동·저비용 세 요소를 꼽을 수 있다"며 "에어컨과 히터를 마음껏 틀 수 있는 등 업무와 개인 시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명준 파워큐브 대표이사는 전기차 주행 실적이 48만5000km로, 국내 최장 거리를 자랑한다. 송 대표는 "아파트 주차장 내 충전기 보급이 이뤄지고 있는데, 전기차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추세에 맞춰 충전기도 더욱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 한 패널은 "마치 아이폰처럼 전기차를 200% 활용하려면 이용자가 적응하면 된다"며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자주 충전을 해줘야 하는 게 불편하다면 생활 패턴을 차에 맞게 바꿔주면 해결된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패널은 "2~3년 전 미국에서는 테슬라 충전이 다 끝났음에도 자리를 계속 차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주먹 다짐을 하는 사건이 있었다"며 "국내에서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간혹 이 같은 다툼이 발생해 어느 정도 충전을 했으면 타인들에게 양보하고 비켜주는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