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우유 소비는 줄고 수입량은 증가해... 큰 폭으로 인상하지 않을 것”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낙농가와 유업계가 내년부터 원유(原乳) 수매 가격을 리터(ℓ)당 49원 인상하는데 합의하면서 1ℓ짜리 흰 우유 가격이 3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대형마트 우유 매대./사진=미디어펜DB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4일 브리핑을 열고 “3일 열린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올해 적용할 원유 기본가격은 ℓ당 49원 인상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면서 “다만 생산자와 유업계의 가격조정 협상이 전년보다 길어져 8월부터 조정된 가격을 적용하지 못해 올 연말까지 3원을 추가로 지급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유업체가 낙농가로부터 사들이는 원유 기본가격은 연말까지 ℓ당 999원으로 인상안보다 3원을 추가 지급하게 되고 내년부터는 ℓ당 996원이 된다. 이번 인상 결정에 따라 내년 1월부터는 ℓ당 49원이 인상된 기본가격이 음용유용 원유에 적용될 예정이며. 가공유 가격은 ℓ당 800원으로 적용된다. 

이번 원윳값 인상 폭은 지난 2013년 원유가격 연동제 시행 후 가장 큰 폭으로 2014, 2015년에는 동결됐으며 2016년에는 18원 내렸다. 이후 동결과 한 자릿수 소폭 인상을 반복한 뒤 2020년에 21원을 올렸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인상을 유보했다. 

원윳값 인상으로 인해 음용유를 원료로 하는 흰우유의 경우 ℓ당 최대 500원 가량의 인상이 예상된다. 즉 2600원대인 1ℓ짜리 흰 우유는 3000원을 넘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한 커피, 빵, 아이스크림 등 관련 식품의 가격의 인상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최근 유업체들은 생산 단가 상승을 이유로 가공유, 치즈 등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내년에는 이번 인상 폭을 반영한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두고 음용유와 가공용 원유 가격 결정방식 개선에도 합의했다. 그동안 음용유 원윳값은 시장상황과는 무관하게 농가의 생산비만을 고려해 결정됐지만 시장상황도 반영하게 된다. 

즉 기존에는 우유가 남아돌더라도 생산비가 오르면 원유기본가격을 생산비 상승폭의 90~110% 범위 내에서 인상해야 했지만 차등가격제가 도입되면 원유가 과잉 생산될 경우 생산비가 올랐더라도 상승분의 30~70% 범위에서 인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 국장은 가파른 가격 인상에 대한 대책을 묻자 “현재 음용유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으며 멸균유 수입량이 올해 3만톤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여러가지 요인 때문에 유업체에서 그렇게 큰 폭으로 가격인상을 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낙관론을 내놨다.

그러면서 “그동안 간담회 등을 통해 유업계에 흰 우유 가격은 인상은 줄이고 이미 인상한 가공제품과 관련해서는 추가적인 인상을 자제하거나 인상 폭을 최소화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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