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221시간 만에 갱도 밖으로 걸어 나와
두 사람 모두 건강 상태 양호…안동병원으로 이동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던 2명의 광부가 사고 발생 9일여(221시간) 만인 지난 4일 밤 무사히 생환했다. 두 사람은 커피믹스를 밥처럼 마시며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구조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경 갱도에 고립됐던 채굴광산 작업반장 박모 씨(62)와 보조 작업자 박모 씨(56)가 구조대의 부축을 받으며 갱도 밖으로 걸어 나왔다.

   
▲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 매몰사고 열흘째인 4일 오후 11시께 고립됐던 작업자 2명이 생환한 가운데 5일 새벽 안동병원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케이블 엘리베이터로 연결된 제2 수직갱도 구조 경로를 통해 걸어서 지상으로 이동했고, 곧바로 119 소방당국에 의해 안동병원으로 옮겨졌다. 두 사람 모두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당국은 당초 구조 진입로 확보에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암석 덩어리로 뒤덮여 있을 것으로 추정됐던 ‘3편 본선갱도’ 마지막 폐쇄 지점 약 30m 구간이 예상과 다르게 20여m가 뚫린 상태여서 구조 시간을 앞당겼다.

갱도 안에 막혀 있던 최종 진입로를 확보해 수색에 들어간 소방구조대원 1명과 광산구조대원 1명이 두 명의 광부를 최종 구조했다.

두 사람은 폐갱도 내에서 바람을 막기 위해 주위에 비닐을 치고,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견뎌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립 당시 가지고 있던 커피믹스를 조금씩 먹고, 갱도 내 흐르는 지하수를 마시며 배고픔을 견뎌내기도 했다.

한편, 봉화 광산 매몰사고는 지난달 26일 오후 6시 경 경북 봉화 재산면 아연 채굴광산 제1 수직갱도에서 펄(토사) 약 900t(업체 측 추산)이 수직 아래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이 사고로 지하에서 채굴 작업 중이던 작업자 7명이 고립됐고 그들 중 5명은 구조되거나 탈출했지만 작업반장 박씨와 보조작업자 박씨가 제1 수직갱도 지하 190m 지점에서 고립됐다.

구조 당국은 두 사람이 고립된 지점을 2곳으로 특정하고 그동안 생존 반응 확인과 구조 진입로 확보 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어려운 갱도 상황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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