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 신용등급 'A2-' 유지
실질적 무차입 기조 지속…공사비 회수 점검 필요
[미디어펜=김준희 기자]DL그룹 계열 중견건설사 DL건설이 양호한 재무구조를 인정받았다. 다만 최근 불안한 시장 상황으로 인한 실적 및 수익성 저하는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해 보인다.

   
▲ DL건설 CI./사진=DL건설


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DL건설은 최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A2-'를 부여받아 직전 등급을 그대로 유지했다.

주택 위주의 사업기반과 원활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높게 평가받았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DL건설의 수주잔고는 6조607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록한 수주잔고 5조7156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고려개발과 합병 과정에서 수주잔고가 이관됐고, 계열사 DL이앤씨의 주택 브랜드 ‘e편한세상’을 공유하면서 주택 신규 수주가 증가했다.

재무구조 측면에서는 2014년부터 보유 현금성자산이 차입규모를 상회하는 실질적인 무차입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DL건설 총차입금은 1965억원으로 지난해 말(1540억원) 대비 27.6% 증가했지만 현금성자산(현금 및 장단기 금융상품) 4248억원으로 순차입금 -2283억원의 순현금 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우발채무 위험도 크지 않은 편이다. DL건설은 주택·물류센터 건설현장과 관련해 1조9000억원 규모 책임준공 미이행시 손해배상 약정, 7000억원 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정비사업 관련 보증을 제외하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입금과 관련해 제공하고 있는 연대보증, 채무인수 등이 존재하지 않아 관련 위험은 제한적인 수준”이라며 “책임준공 약정은 공사비를 대부분 확보한 기성불 현장으로 구성돼있고 SOC 자금보충의 경우 운영비와 해지시 지급금을 통해 일정 부분 충당 가능한 점을 감안하면 관련 우발채무 부담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침체된 부동산 경기로 인한 분양실적 하락과 착공물량 감소, 원가 상승 등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는 DL건설의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DL건설은 올해 8월 말 기준 진행사업장에서 분양률 82.3%를 기록했다. 서울과 수도권에선 각각 99.3%, 85.7%로 양호한 분양률을 기록했으나 지방 분양률이 62.4%로 다소 떨어졌다. 분양가 규제 등으로 인해 주요 정비사업 착공이 지연된 점도 분양실적 저하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까지 연간 10%를 웃돌았던 영업이익률도 올해 상반기 3.9%로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매출원가율이 지난해 84.8%에서 올해 상반기 92.2%로 증가한 탓이다. 채산성이 높은 정비사업 비중이 축소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

최근 거시경제 여건 악화로 부동산 시장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향후 분양실적과 공사비 회수가 DL건설의 재무구조를 좌우할 전망이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현금흐름 저하에도 불구하고 낮은 차입부담 등을 감안할 때 우수한 재무구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경기 불확실성 확대, 금리 인상 등으로 미분양 증가 추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분양성과와 공사대금 회수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수익구조 측면에서는 건자재 가격 인상과 인건비 상승으로 원가부담이 커짐에 따라 당분간 예년 대비 저하된 수익성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수적인 수주전략과 상대적으로 작은 우발채무 규모를 감안할 때 최근 금융시장 경색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되며 차입금을 상회하는 보유 유동성을 바탕으로 외부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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