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밤 미국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이후 최고의 랠리를 펼쳤다. 이날 발표된 10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덜 오르면서다. 시장에서는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을 고려하면 물가에 대한 경계감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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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밤 미국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이후 최고의 랠리를 펼치면서 향후 세계 증시의 향방에 대한 투자자들의 궁금증도 커져가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01.43포인트(3.70%) 오른 3만3715.3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07.80포인트(5.54%) 폭등한 3956.37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60.97포인트(7.35%) 폭등한 1만1114.15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 3대 지수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시작된 전 세계적 약세장 이후 하루 기준 최대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나스닥의 경우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미국 증시를 움직인 건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였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10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9월(8.2%)은 물론 시장 전망치(7.9%)보다 낮은 수준의 상승세였다.
지난 9월 4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던 근원 CPI도 전망치(6.5%)를 하회한 6.3% 상승을 기록해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인플레이션이 꺾이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CPI 상승세 둔화 소식에 투자자들은 대거 매수세로 돌아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연준 관계자들 역시 CPI 지표 발표 이후 발언을 통해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부추겼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향후 몇달간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본다”면서 “그간 누적된 긴축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도 “오늘 CPI는 반가운 소식”이라며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곧 적절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날 인플레이션 완화 가능성과 더불어 이어진 필라델피아, 댈러스 연은 총재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옹호 발언에 힘입어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85.4%까지 확대됐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제이 햇필드는 WSJ에 “주식과 채권 시장이 바닥을 확인했다고 생각한다”며 “바닥을 벗어나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낙관적인 10월 CPI 결과에도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 CPI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라면서 “당분간 대형 이벤트가 부재한 만큼 매크로(거시 경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증시에는 안도 랠리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시장이 CPI 결과를 주시하는 이유는 FOMC의 금리 결정에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영향을 준다는 데에 있다”면서 “현재 12 월 50bp 인상이 유력시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FOMC 이전에 11월 CPI가 대기하고 있으며 10월 지표보다는 11월 지표의 영향력이 더 클 수 있다”면서 안도 랠리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졌다.
한편, 미국 증시의 급등세에 11일 오전 아시아 증시 역시 급반등세를 기록 중이다. 이날 오전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3%대 상승세를 기록했고, 10시 30분 기준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 홍콩항셍지수는 6.4%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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