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 폭락…美정부 '규제' 암시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세계 최대의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유동성 위기에 몰린 3위 업체 FTX 인수 방침을 하루 만에 전격 철회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치가 들썩이고 있다. 알트코인들의 경우 등락폭이 극단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바이낸스가 유동성 위기에 몰린 3위 업체 FTX 인수 방침을 전격 철회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치가 들썩이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FTX의 유동성 위기가 이틀째 가상자산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고 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FTX 인수 계획을 전격 철회하면서 불거진 이번 혼란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거의 모든 코인들의 폭락세를 연출하며 투자자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일각에선 금융위기가 가상자산업계에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마저 제기된다.

만약 FTX가 파산할 경우 상황이 심각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일일 거래액이 한화로 약 13조원 수준에 달하는 초대형 거래소가 파산할 경우 이곳에 투자한 회사들, 예를 들어 소프트뱅크 세쿼이아캐피털 등의 대형 투자사들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가 전체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전조는 이미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FTX로부터 투자를 받았던 온라인 증권거래 플랫폼 회사 로빈후드 주가는 파산 뉴스가 나온 이후 약 14% 폭락했다. FTX에 한화로 3000억원 가까이 투자한 미국의 유명 벤처캐피털 세쿼이아는 지난 10일 FTX 투자금 전액을 ‘손실’ 처리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일이 연쇄적으로 벌어진다면 금융시장에도 충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개인투자자(개미)들의 표정도 좋지 않다. 국내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국내 거래소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번 FTX 쇼크는 주요 가상자산들의 가격을 줄줄이 폭락시켰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개당 3000만원 선을 넘보던 비트코인 가격은 FTX 뉴스가 나온 이후 급락해 현재 24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이더리움 역시 개당 200만~220만원 수준을 유지하다 이번 사태 이후 170만원선으로 가격이 급락했다. 다른 알트코인들의 가격은 더 말할 나위도 없이 엄청난 진폭을 나타내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미국 당국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FTX 사태에 대해 “최근의 뉴스는 가상자산에 왜 신중한 규제가 필요한지를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이는 이번 사태가 가상자산 탄생배경의 대척점에 있는 ‘정부로부터의 규제’ 쪽으로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가능성을 시사하며 국내 투자자들도 긴장감도 제고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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