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개 증권사 CEO 16명 임기 마쳐…"변화보다 안정" 전망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도 만료 시점을 앞두고 있다. 작년에 비해 급격히 냉각되며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는 CEO들은 대부분 실적 측면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상당수 회사의 CEO들은 이를 ‘경험치’로 소화하며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연말이 다가오면서 국내 증권사 CEO들의 임기도 만료 시점을 앞두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8곳 가운데 14곳의 CEO 16명이 올해 연말, 늦어도 내년 3월까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호실적 기록을 이어갔던 증권사들은 올해 들어서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진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성적 부진이 ‘CEO 대거 교체’ 분위기로 이어질 것이라 보는 시선은 많지 않다. 어느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닌 업계 전체, 나아가 나라 경제 전체의 문제점에서 비롯된 실적 부진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자기자본 기준으로 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회장과 이만열 사장에 대한 업계 안팎의 평가부터가 그렇다. 재임기간 18년째를 맞고 있는 최현만 회장은 대표직 연임 또한 6년 연속 계속해 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2.3% 급감했지만 오히려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CEO 인사에도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경우도 비슷하다. 정 사장의 경우 지난 2019년 취임 이후 1년씩 임기를 연장해 왔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1% 급감했지만 ‘3년 연속 최대 순이익 달성’ 기록을 이어갈 수 있었다. 

투자은행(IB) 부문 실적이 감소하긴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격변한 업계와 회사의 상황을 모두 경험했다는 점이 오히려 연임의 이유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도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대표, 이은형 하나증권 대표,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이석기 교보증권, 이창근 다올투자증권,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최병철 현대차증권, 김병영 BNK투자증권, 고원종 DB금융투자증권, 서병기 IBK투자증권, 김신 SK증권 사장 등의 임기가 만료된다.

모회사가 금융지주사인 증권사들의 경우 임기와 연임 횟수가 어느 정도 제한되는 관례가 있기 때문에 사내 역학관계가 연임의 직접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KB증권의 경우 두 대표가 모두 4년의 임기를 채워서 KB금융 계열사 평균 임기를 다한 상태다. 반면 이영창 신한투자증권과 업계 최연소 CEO 이은형 하나증권 대표의 경우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국내 증권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올해 시장상황이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CEO까지 교체하기보다는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하는 쪽으로 판단하는 회사들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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