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당직 수행 어려워 사의 표명"…사법 리스크 전이 방지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3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당직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이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부담에 이들이 자진 사퇴하는 방안을 언급한지 하루 만이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민주당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부당한 정치탄압으로 구속된 김 부원장이 당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여건을 들어 사의를 표명했고 당은 수리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정 실장도 사의를 표명했으나 구속적부심을 받고 있어 그 결과를 보고 추후 판단하기로 했다"며 정 실장의 사의는 수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0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과 관련 정치탄압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정 실장이 본인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고, 구속적부심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김 부원장과 정 실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동지로 과거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뇌물 수수와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검찰에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이 검찰에 연이어 구속되고, 이들로 하여금 민주당 중앙당사가 연이어 압수수색을 당하자 당 내부에서는 사법 리스크 전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줄곧 등장했다.

조응천 의원은 지난 21일 BBS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가) 최소한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며 사법 리스크가 당으로 번지고 있는 것에 정치적 책임을 져야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더불어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선 후보였던 박용진 의원도 23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사법적인 위기가 밀어닥치지 않도록 당헌 80조를 적용하거나 아니면 자진 사퇴 등을 하는 게 선제적 조치가 될 수 있다”며 “당이 사법적 리스크에 끌려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선제적이고 현명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이 대표의 최측근들이 당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거취를 압박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까지 당 차원에서 선제적 대응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헌 80조는 부정부패 혐의자의 당무를 정지하는 조항으로 이를 이 대표의 최측근들에게 적용할 경우 이 대표를 향하고 있는 사법 리스크를 당이 인정하는 모양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된 논란이 당 내부에서 지속 제기되자 분란을 종식시키고 당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자진 사퇴 수순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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