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부담 증가에 차주 비명…중저신용자 대출받기도 어려워져
신용점수 500점 이하 차주 KB국민카드서만 카드론 이용 가능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기준금리 인상과 채권시장 경색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 카드사들이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를 올리면서 차주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또 카드사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저신용자 대출도 줄이고 있어 취약계층의 대출절벽이 우려되고 있다.

   
▲ 기준금리 인상과 채권시장 경색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 카드사들이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를 올리면서 차주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사진=미디어펜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3.20~15.16%였다. 이는 전월말과 비교하면 하단은 1.18%포인트, 상단은 0.74%포인트 오른 수치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카드가 15.16%로 가장 높았다. 이어 KB국민카드 14.19%, 롯데카드 14.05%, 우리카드 13.77%, 신한카드 13.68%, 하나카드 13.40%, 현대카드 13.20% 순이다.

중저신용자들은 법정최고금리인 20%에 가까운 이자율을 적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는 신용평가사 신용점수 기준 401~500점 차주에게 19.82%의 금리를 적용했다. KB국민카드 외에 다른 카드사들은 신용점수 500점 이하 차주에 대해 카드론을 취급하지 않았다.

신용점수가 501~600점인 차주의 경우에도 삼성카드 19.05%, 신한카드 18.95, 현대카드 18.17%, KB국민카드 17.29%로 높은 금리를 적용했다.

신용점수가 900점이 넘는 고신용자의 경우 삼성카드 12.39%, 하나카드 12.27%, 현대카드 11.73%, 신한카드 11.48%, 롯데카드 11.46%, KB국민카드 11.03%로 두자릿수대 금리를 적용했다. 우리카드는 9.95%로 10%에 육박했다.

이처럼 카드론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카드사의 조달비용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 금리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카드론 등 대출에 필요한 자금의 약 70%를 여전채를 통해 조달한다. 카드론 금리는 조달비용인 원가에 마진을 붙여 산정된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카드론 금리 산정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객 이탈을 방어해왔으나 한계에 도달한 분위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여전히 5%대 후반을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만 해도 연 1% 후반대에 머물던 여전채 금리는 지난 3월 연 3%, 지난 6월 연 4%를 뚫더니 지난달 들어 연 6%를 돌파했다.

지난달 21일 6.082%로 6%대를 넘어선 뒤 이달 7일에는 6.088%까지 올랐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6%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2%대에 머물렀지만 3배나 급등한 상황이다.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카드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진행하면서 중저신용자들의 대출문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미리 조달한 자본이 있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유지할 수 있었으나 지속된 금리 인상 기조에 여전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역마진 우려에 카드론 금리도 오르게 됐다”며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앞으로는 부실을 줄이기 위해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내주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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