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기자율근무제 통해 업무 공백 최소화
난임 치료 휴가·시술 비용 지원도 병행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국내 출산율이 매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사내 제도를 정비하며 ‘저출산 극복’에 나서고 있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출생아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 감소한 6만4085명이다. 이는 통계 기록이 시작된 1981년 이래 3분기 기준 최저 수치로, 올해 초부터 3분기까지 누적 출생아 수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 감소해 20만 명을 밑돌았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의 어린이집에서 운형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저출산은 산업 활동에 투입되는 노동력이 감소하게 돼, 장기적으로 생산 인구의 감소와 경제 위축, 국가 재정 지출 증가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몇몇 기업들이 육아와 관련된 사내 제도를 정비하며 저출산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내 제도 개선을 통해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과 업무 공백을 최소화해 저출산 위기 해결에 보탬이 되겠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의 경우 육아제도 혁신을 강조한 이재용 회장의 영향으로 ‘육아 병행 제도’를 일찍이 운영하고 있다. 이는 ‘워킹맘’ 등 육아를 병행하는 직원을 모성보호 인력으로 분류해 전면 재택근무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밖에도 임신 휴직과 난임 휴가제도를 지원하고, 육아 휴직도 지속 확대 중이다. 또한 임직원들의 요구가 큰 어린이집 신축도 검토 중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 사업장에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지만, 수요 증가에 따라 수원 사업장에 어린이집을 추가 신설할 계획이다.

LG그룹은 당초 1년이었던 육아휴직 기간을 올해 2년으로 연장했다. LG디스플레이는 자녀가 만 8세 이하 육아기인 경우 근무시간과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육아기 자율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사내 구성원 출산율 확대’를 목표로 임직원 중 임신, 출산, 육아 단계별로 대상을 구분해 지원 중이다. 

특히 난임 치료와 시술에 필요한 유급휴가를 기존 3일에서 5일로 확대하고, 여성 임직원의 체외 및 인공수정 시술 등 난임 시술 비용도 횟수에 제한 없이 지원한다. 또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3개월 돌봄 휴직을 주는 제도도 신설했다.

포스코도 지난 2017년 출산 장려 제도를 도입했다. 난임 치료를 위해 최장 10일까지 휴가를 보장하고 출산 장려금도 첫째 200만원, 둘째 이상은 5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상생형 직장 어린이집을 조성했고,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 6년을 보장하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도 시행 중이다.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육아로 인한 임직원들의 경력 단절과 업무 공백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저출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육아 관련 제도 정비는 사내 복지의 일환이지만, 결과적으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셈”이라면서도 “다만 사내 제도는 어디까지나 기업의 경영 방침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그쳐야지 이를 강제하거나 압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