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사업 준비 돌입…경영 환경 악화에 대비
글로벌 경제 위기 대응 위해 '비상경영체제' 전환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가 오는 15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도 사업 준비에 들어간다. 이번 회의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경영 환경 악화에 대비하는 등 위기 대응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연말 인사를 마무리 지은 삼성전자가 내년도 사업계획 구상을 준비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국내외 임원급이 모여 사업 부문별 업황을 점검하고, 신성장 동력 방안과 사업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 삼성전자가 오는 15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도 사업 준비에 들어간다. 이번 회의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경영 환경 악화에 대비하는 등 위기 대응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2월 회의는 연말 인사 이후 새 경영진과 임원들, 해외 법인장까지 모두 귀국해 참석했으나 코로나 이후에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됐다. 올해에는 비용 절감을 위해 해외 법인장 등은 온라인 참석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 TV·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은 한종희 부회장을 중심으로 오는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회의를 연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경계현 사장 주관으로 22일에 회의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위기 대응이 주요 과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경기 침체로 인한 제품 수요 부진으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4% 감소했다. 문제는 올해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조2577억 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5% 감소한 수치다.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은 7조 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다 수요 부진으로 인한 재고 증가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재고 자산은 57조3198억 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5조9354억 원 증가했다. 반도체 재고는 26조3652억 원으로, 지난해 말 보다 10조 원 가량 늘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내년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삼성전자 DX(스마트폰·TV·가전) 부문은 지난 7일 사내 인트라넷에 ‘DX 부문 비상경영체제 전환’이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올리고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먼저 전사적으로 프린터 용지를 포함한 소모품비를 올해보다 50% 절감하기로 했고, 지난 6월 대면으로 진행했던 글로벌전략회의도 온라인 회의로 전환했다. 항공료를 포함한 부대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비대면회의로 대체한 것이다.

글로벌전략회의 뿐 아니라 다른 해외출장 비용도 50% 이상 축소하고, 불가피한 출장의 경우 사전에 CFO(최고재무책임자) 허락을 받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글로벌전략회의에서도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환율 등 복합 위기 타개책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사업 부문별·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사업 목표를 설정할 예정이다.

DX부문은 가전과 스마트폰, TV 등 주력 제품의 수요 둔화를 방어하고 재고 건전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DS부문은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황을 전망하고, 메모리 기술 ‘초격차’ 유지 전략, 파운드리 육성 전략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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