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 2차 면접 진행…이번주 중 결과 발표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임기 만료를 100일 가량 앞두고 연임 의사를 표명한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 여부가 이번주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T 사내·외 이사 9명으로 이뤄진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이날 2차 면접을 진행하고, 오는 16일까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회사 안팎에서는 구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KT 조합원의 99%가 몸 담고 있는 노동조합도 힘을 보태고 있다.

   
▲ 구현모 KT 대표./사진=미디어펜

노조는 최근 사내게시판을 통해 "구 대표 선임 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의미있는 성장을 지속했고, 주가도 대폭 상승했다"면서 "지난 3년간의 성과를 종합하고, 향후 더욱 큰 도약을 위해 연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KT 연간 영업이익은 2019년 1조1596억 원에서 지난해 1조6718억 원, 매출도 같은 기간 24조3421억 원에서 24조8980억 원으로 올랐다. 올해도 수익성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시가총액도 구 대표 취임 전 6조9000억 원 규모에서 지난 12일 기준 9조9000억 원 수준으로 높아졌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DIGICO) 도약을 목표로 본인신용관리업(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포트폴리오도 강화하고 있으며, 통신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미디어 부문에서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흥행을 계기로 콘텐츠 경쟁력도 향상시키는 중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비롯한 플랫폼 역량도 끌어올리고 있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등의 기술력을 토대로 △스마트 물류·고객센터 △글로벌 원격의료 △미래교육 콘텐츠를 비롯한 분야에서 입지도 다지고 있다.

KT DS가 인공위성을 활용한 통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AI 기반의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 탐지 솔루션(아르고스·ARGOS)을 출시하는 등 그룹 내 계열사들의 신사업 육성도 가속화되는 중이다.

   
▲ KT 융합기술원 연구원들이 양자 채널 일원화 장비 시스템을 모니터링하는 모습./사진=KT 제공

반면, 구 대표의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이사진 내부에서 이견이 있고, 연임을 반대하는 근로자들이 새노조를 결성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사회가 구차하게 정관을 넘어서는 병행심사니 하는 꼼수를 쓸 게 아니라, 우선 연임이 부적합하다는 결과를 먼저 공표해야 한다"면서 "차기 최고경영자(CEO) 만큼은 사법 리스크나 낙하산 논란 없이, 국민기업 KT 답게 경영할 수 있는 안목과 능력 그리고 윤리의식을 갖춘 인물 중에서 치밀한 검증을 거쳐 선출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KT텔레캅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일으킬 파장도 주목 받고 있다. 공정위는 서울 구로구 KT텔레캅 본사에 조사관을 파견한 바 있다. KT의 물리보안 계열사 KT텔레캅은 일감몰아주기 혐의를 받고 있으며, KT가 지분의 87.7%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실을 비롯한 정치권의 움직임도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도 "이사회가 구 대표를 단독 추천할 경우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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