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 금리전망 5.1%로 상향…"코스피 2000까지 밀린다" 전망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의지가 재확인되면서 미국은 물론 한국 시장에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다. ‘산타랠리’ 기대감은 이미 실종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 더 큰 하락장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올해 마지막 FOMC 정례회의에서 미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의지가 재확인되면서 미국은 물론 한국 시장에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1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한 해 주식시장 마감을 불과 2주 앞둔 시점에서 또 하나의 악재가 부각되며 국내외 증시가 크게 부진한 모습이다. 진원지는 이번에도 미국이다. 올해 마지막 FOMC에서 미 연준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4.25~4.50%로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재료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상황이 금리인상에서 일단락됐다면 국내외 증시는 오히려 ‘악재 해소’를 통한 급등 장세를 펼쳤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 직후 발표된 점도표에서는 내년 말 금리전망(중간값 예상치)이 5.1%로 상향되며 시장의 기대감을 무너뜨렸다. 이는 내년에도 당분간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고편’이었기 때문이다. 시장은 지금까지 이 수치가 5%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우선적으로 반응을 보인 것은 원‧달러 환율이다. 최근 들어 잠시 달러당 1200원대로 내려왔던 환율은 FOMC 결과발표 이후 다시 1300원대로 올라왔다. 달러당 1400원대를 호가했던 최근 상황에 비춰보면 다소 누그러졌다고도 볼 수 있지만, 환율 상단이 다시 열릴 가능성도 얼마든지 남아있기 때문에 안심하기는 힘든 형편이다.

한국은행과 정부의 발걸음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이제 한국과 미국과의 금리 차는 1.25%포인트(상단기준)로 벌어졌다. 양국간 금리격차가 이 정도로 커진 것은 지난 2000년 10월 기록한 1.5%포인트 이후 약 22년 만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번 금리 인상폭은 당초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서도 “향후 추이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상황을 반영하며 코스피 지수는 2350선까지 내려오며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대장주 삼성전자가 지난 15일 약 1.5% 하락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추가 하락하며 5만9000원선까지 무너졌다. SK하이닉스도 지난 15일 1.71% 하락한 데 이어 이날 오전 2% 넘게 하락하며 7만800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서 상승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삼성바이오로직스 정도지만 상승폭은 0.1% 수준으로 보합권이다.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만 약 1조2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외인들은 한미 금리격차 확대로 추가 이탈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코스피200에 속한 대형주들의 추가하락이 예상되는 이유다.

시장의 시선은 내년으로 모아진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의 코스피 예상치를 보면 상황은 좋지 않다. 상당수의 증권사들이 국내 코스피 지수가 2000선 정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별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를 보면 SK증권 2000∼2450, 신한투자증권 2000∼2600, 한국투자증권 2000∼2650, IBK투자증권 2000∼2800, 하나증권 2050∼2550, 현대차증권 2050∼2570, 대신증권 2050∼2640, 메리츠증권 2100∼2600, 교보증권 2200∼2650, NH투자증권 2200∼2750, 유진투자증권 2300∼2700 등으로 나와 있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상황이 호전될지는 몰라도 상반기 전망은 매우 좋지 않은 형편”이라면서 “일각에서 코스피가 19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하면서 저점 근처를 공략하려는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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