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지난 14일 천안 글로벌러닝센터 최초 공개
전동화서비스 품질 향상위해 전기·수소차 전용 실습장 갖춰
엔지니어들, 수소전기트럭 분해·조립하며 정비 실력 키워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는 자동차도 정비가 잘못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자동차를 보유한 운전자에게 정비는 수없이 많이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많게는 십수년을 사용하는 자동차인 만큼 철저한 유지보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동차 제작사들도 이런 부분까지 생각하고 차량을 개발에 착수하기도 한다. 즉 완성차를 판매하는 것 뿐만 아니라 유지보수 할 수 있는 서비스센터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현대차 천안 글로벌러닝센터. /사진=현대차 제공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도 서비스역량이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덕목이다.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를 책임지는 병참역할을 하는 게 서비스역량인 것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 회사인 현대자동차 역시 이를 위해 글로벌 인재육성에 힘쓰고 있고, 이를 담당하고 있는 곳이 천안 글로벌러닝센터다. 이곳은 판매부터 수리까지 모든 것을 교육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현대차의 서비스 인력들이 모여 교육받는 곳이다. 

이런 현대차의 병참 역할을 하는 천안 글로벌러닝센터(GLC)를 지난 14일 현대차는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 회원들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공개했다. 천안 글로벌러닝센터(GLC)는 지난 2020년 5월 기존 천안정비연수원 자리에 위치하며, 교육동과 생활관을 신축해 만든 국내외 판매, 상품, 고객응대(CS), 정비 서비스 부문 전문 복합교육시설이다.

천안 글로벌러닝센터는 현대차 글로벌서비스기술교육의 산실로 평가받는다. 신차의 출시 전 실차를 바탕으로 정비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에 차량을 개발하는 연구소만큼이나 보안도 엄격하다.

   
▲ E-GMP기술에 대해 설명중이다. /사진=현대차 제공


천안 글로벌러닝센터에 가장 큰 특징은 전기자동차 등 전동화 관련 정비 교육에 특화돼 있다는 점이다. 최근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전기차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어서는 등 전기차는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아울러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넥쏘를 비롯해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도 해외에 1000대 가량 수출된 데 이어 엑시언트는 국내에서 지난 8일 출시됐다.

천안 글로벌러닝센터에는 전기차와 수소 상용차 전용 실습장이 마련돼 있다. 특히 천안 글로벌러닝센터에서는 현대차의 자체 기술인증제도인 현대 마스터 인증 프로그램(HMCP) 4개 등급 중 최고 단계인 레벨4 그랜드마스터 인증을 받은 엔지니어들만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전동화 차량에 대한 인증제도인 전동차 기술인증프로그램(HMCPe) 최고 단계인 L3e(e-마스터)도 천안 글로벌러닝센터에서 전동화 정비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전 세계 엔지니어 '교육의 허브'
GLC는 국내는 물론 해외 거점의 서비스 엔지니어들을 교육하는 곳으로 대지면적 4만8767㎡에 연면적 4만1365㎡에 달한다. 이 곳은 차량 정비 서비스의 기본기를 가르치고, 미래 기술 엔지니어를 육성하는 장으로 활용된다. 특히 교육 및 운영 시스템의 글로벌 표준을 수립, 현대차의 전 세계 서비스센터에 전파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현대차는 현재 천안과 서울에 GLC를 운영 중이다. 천안 GLC는 기존 천안연수원에 교육동과 생활관을 신축해 2020년 5월 글로벌 러닝센터로 탈바꿈했다. 이곳에서는 짧게는 3일 길게는 4개월 동안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며 주행·테스트 트랙, 고급차 기술 교육장, 전기차·수소차 교육 설비 등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 수소연료전지상용차에 대해 설명중이다. /사진=현대차 제공


이날 이상태 현대차 국내서비스사업부장(상무)는 "고객 서비스에대한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서비스 역할이 중요해졌다. 자율주행과 원격진단 등 고도화된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 서비스에 대한 부분도 고민하고 있다"며 "고객 취우선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고객들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차를 잘 만들어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사후관리서비스도 맞춰 나가야한다는 것이다.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최상의 서비스를 구축해야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다는 강조했다.

이날 투어는 천안 GLC의 시설을 둘러보고 전기차와 수소연료전기차 등 친환경 모빌리티의 구성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선 '교육동'은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까지 총 4개 층으로 마련됐다. 주요 시설로는 지하1층에 중대형 상용차 정비 실습장 2개, 2층에 국내 최고 수준의 승용정비 실습교육장 8개, 전동차 정비 전용 실습장 2개가 있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2층에 위치한 전동화 실습장이다. 이 곳은 서비스 엔지니어들이 전기차에 대한 정비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현대차 전용 플랫폼 E-GMP와 아이오닉 5 등 다양한 전기차 부품들이 배치돼 있었다. 특히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셀-모듈-팩 단위로 구성해 누구나 쉽게 작동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지하 1층에 위치한 상용 교육장에서는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 곳은 중·대형 상용차를 직접 체험해야하기 때문에 천안 GLC 내 가장 큰 면적(1597㎡)을 차지한다. 수소전기트럭의 엔진과 수소탱크, 에어쿨러, BPCU(연료전지용 공기 블로어), 공기압축기 등의 부품을 별도로 배치해 차량의 구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곳은 2020년 5월 오픈 이후 120여명의 엔지니어가 수소전기트럭 관련 교육을 이수한 상태다.

◇첨단 시설 갖춰 '안전·안정' 모두 잡아
천안 GLC는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서비스 엔지니어들이 교육을 받는 동안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교보재로 사용되는 차량 엔진의 무게는 평균 400㎏에 육박한다. 과거에는 연수생들이 직접 교보재를 옮겨가며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조그만 실수도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컸다.

   
▲ 글로벌러닝센터를 방문한 교육생들을 위한 복지공간이다. /사진=현대차 제공


그러나 이곳은 최첨단 장비인 '오토노머스 모바일 로봇(AMR)'을 배치해 강의에 필요한 교보재를 사람이 실어 나르지 않아도 된다. 이 외에도 방송국을 방불케 하는 스튜디오, 일반 판매 지점과 동일한 환경을 구축한 롤플레이 교육장 등에서 교육이 이뤄졌다.

또 현대차는 교육생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생활관 시설에도 신경을 썼다. 숙소는 2인 1실로 총 120실이 준비돼있다. 최대 24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생활관에는 다목적구장, 농구장, 피트니스 센터, 음악 감상실, 도서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곳은 엔지니어들의 교육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 기간 외출, 외박 등에 제약이 있다"며 "다만 교육생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시설을 구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