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BNK 회장 자진사퇴, 김태오 DGB 회장도 뇌물의혹 재판
올 한 해는 세계적으로 가파르게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긴축이 심화됐던 한 해였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통화긴축 여파와 국내 높은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여신과 수신상품 금리가 오르면서 차주의 이자상환 부담이 커졌고, 은행으로 자금이 쏠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심화됐다. 주요 금융지주는 은행 부문 이익이 크게 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한편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던 주요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줄이 물러나면서 '세대교체'속 '관치금융' 부활 우려도 감지됐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을 마무리하며 한 해 금융권에서 일어난 주요 이슈를 되돌아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BNK·DGB·JB 등 3대 지방 금융지주사가 거듭된 금리 인상에 힘입어 은행부문에서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한편으로 그룹 지주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자녀특혜 및 뇌물의혹 등에 연루되면서 경영리스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 BNK·DGB·JB 등 3대 지방 금융지주사가 거듭된 금리 인상에 힘입어 은행부문에서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한편으로 그룹 지주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자녀특혜 및 뇌물의혹 등에 연루되면서 경영리스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사진 왼쪽부터 BNK금융, DGB금융, JB금융./사진=각사 제공


◇지방금융권, 은행부문 호조에 실적 경신= 지방금융권은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1조 6446억원의 역대 최대 순이익을 냈다. 지주사별로 BNK금융이 7632억원, DGB금융이 3943억원, JB금융이 487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DGB금융을 제외한 두 회사가 금리상승 호재에 편승해 실적을 경신했다. 

금리상승 호재는 은행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BNK금융의 경우 3분기까지 은행부문에서 6449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그룹 순이익의 84.5%를 점유했다. BNK부산은행이 6.1% 증가한 3904억원, BNK경남은행이 11.2% 성장한 254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DGB금융 계열 대구은행은 15.3% 성장한 3294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순이익의 83.5%에 달한다. BNK와 DGB는 비은행 계열사인 BNK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의 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로 줄어들면서 그룹 실적을 반감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JB금융은 이 기간 은행부문에서 3633억원을 달성해 순이익 4871억원의 74.6%를 차지했다. JB전북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한 1595억원, 광주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25.9% 급증한 2038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달성했다. 

지난 수년간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 은행들이 가계대출 규모를 대폭 늘렸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중금리가 인상되면서 은행들의 예대마진(예금과 대출금리 간 격차)이 확대된 덕분이라는 평가다. 

◇지주사 CEO 리스크, 지배구조 뒤흔들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뜻하는 'ESG경영'이 금융권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 가운데, 지방금융권은 CEO 리스크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BNK금융은 김지완 전(前) 회장이 자진 사퇴하면서 회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내년 3월 말까지 임기가 남아 있었지만,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 등에서 불거진 지주사 내부규정 개정, 자녀 특혜 의혹 등에 시달려 용퇴했다. 

김 전 회장은 취임 후 CEO 승계를 외부 인사에게 못하도록 내부규정을 제한하는가 하면, 계열 은행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부행장을 회장 후보군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규정을 개정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김 회장의 아들이 한양증권 대체투자 센터장으로 이직한 후 한양증권의 BNK그룹 계열사 채권 인수액이 폭증해 '채권 몰아주기'라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에 BNK금융은 차기 지주 회장 후보군으로 계열사 대표 9명과 외부 인사 9명 등 18명을 확정했다. 내부 승계 후보군으로는 안감찬 BNK부산은행장과 최홍영 BNK경남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박대동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이정환 전 주택금융공사 사장, 이현철 전 한국자금중개 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DGB금융은 김태오 회장이 뇌물 수수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 연중 고초를 겪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김 회장과 대구은행 임직원 4명을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캄보디아 특수은행의 상업은행 인가를 위해 브로커를 거쳐 현지 금융당국에 로비자금 350만달러(당시 약 41억원)를 건넨 혐의를 받는다. 

DGB금융은 이 사건과 그룹 회장이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검찰은 끝내 김 회장까지 재판에 넘겼다. 김 회장의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김 회장으로선 새해가 마지막 임기인 만큼, 재판 리스크가 최대 과제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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