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 4.52%…2007년 이후 첫 상승
"예금·저축·대출 등 금리 고려 시 기대 이익 훼손 수준"
최근 공실률 낮아지고 있지만…"보수적으로 접근해야"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그러나 높아진 금리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수익성은 과거보다 떨어졌다는 평가다. 주택시장 침체 영향으로 오피스텔 시장도 동반 위축된 가운데 투자 판단에 있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 올해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2007년 이후 15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4.52%로 지난 2007년 이후 15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최초 투자 금액에서 보증금을 제외한 뒤 월 임대료를 연으로 환산해 단순 계산하는 방식이다.

지난 2007년 6.25%였던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이후 내리막을 거듭해 2009년 5.91%, 2016년 4.95%로 4%대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4.46%까지 떨어졌으나 올해 4.52%로 오르면서 2007년 이후 첫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만 이를 마냥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현재 시중은행 예금·저축 등 금리는 연 5%, 대출 금리는 연 7~8%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이를 고려하면 실제 수익률은 손해에 가깝다는 평가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수준 수익률은 레버리지 투자를 통해 이뤄지는 임대인들의 기대 이익이 훼손되는 수준”이라며 “가파르게 높아진 대출이자와 예금·저축 금리 수준 등을 고려하면 실제 수익성은 과거보다 낮아진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임대수익률이 오른 원인에 대해서도 “주거 겸용으로 사용되는 오피스텔은 상업용 물건 대비 임대차 3법 등에 대한 구속력이 강한 편이어서 높아진 대출이자 비용을 임차인에게 적기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최근 높아진 금리 수준과 월세가격 강세 등 분위기를 고려하면 임대수익률은 점진적으로 5% 이상으로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지역별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을 살피면 대전이 6.87%로 가장 높았다. △광주 6.63% △인천 5.39% △부산 4.92% △대구 4.75% △울산 4.59% △경기 4.54% 등 순이다. 서울은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보다 낮은 4.05%에 그쳤다.

   
▲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 및 3.3㎡당 매매가격 변화 추이./사진=부동산R114


윤 수석연구원은 “서울 수익률 수준이 가장 낮은 이유는 분양가 혹은 투자금이 가장 많이 투입되기 때문”이라며 “눈에 보이는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서울에 업무시설이 밀집해있어 공실 가능성도 낮으므로 입지적 이점과 환금성 등 수익률 외 요소도 오피스텔 투자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오피스텔은 집값 상승기가 도래한 지난 2020년 이후 아파트 대체재로 급부상하면서 시장이 뜨거워졌다. 그러나 올해 급격한 주택시장 침체 영향으로 오피스텔 시장도 동반 위축됐다.

올해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11월까지 누적 기준 2만6551실로 지난해 5만6724실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입주물량 또한 지난 2020년 9만5818실에서 지난해 7만4749실, 올해 5만5444실로 크게 줄었다. 내년과 내후년에는 각각 4만6930실, 2만7103실로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청약 경쟁률에서도 차가워진 시장 분위기가 드러난다. 올해 하반기 수도권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은 평균 1.19대 1 수준으로 미달을 간신히 면했다. 청약에 나선 총 35개 단지 중 절반에 가까운 17곳이 미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도권에서 이뤄진 오피스텔 청약에서 10~20% 수준 단지만 미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급격히 달라졌다.

코로나19 이후 리오프닝 영향으로 서울과 수도권 도심 오피스(사무실) 공실률이 낮아지는 추세지만 투자 판단에 있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윤 수석연구원은 “최근 오피스텔 시장도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선별 청약이나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 등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며 “과거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오피스텔 시장에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수요 양극화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도심 역세권 신축 오피스텔 급매물을 중심으로 연 5% 수준 임대수익률과 소폭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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