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대형 신규상장(IPO)건이 철회되는 사례가 이어졌지만, 코스닥시장 신규 상장은 2002년 이른바 ‘IT(정보기술) 버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코스닥시장 신규상장 기업 수가 129개사로 2002년(153개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28일 발표했다.

반면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는 상장 철회가 잇따르면서 신규 상장 기업이 4개(리츠 제외)에 그쳤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대형 기업들이 모두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했기 때문이다.

유형별로 보면 일반기업이 56개사, 기술특례기업이 28개사,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가 45개사 상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특례제도가 2005년 도입된 이후 작년(31개사)에 이어 역대 2위로 신규 상장사가 많은 해였다.

발행주식을 공모한 후 다른 기업과의 합병이 유일한 사업목적인 명목상 회사(페이퍼컴퍼니)인 스팩은 2009년 도입된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작년(24개사) 대비해서는 88%나 증가한 모습이다. 

한국거래소 측 관계자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IPO 시장이 침체되면서 공모 절차가 수반되지 않는 스펙 합병을 통한 상장 수요가 증가한 것이 스팩 상장 급증의 원인"이라면서 "스팩을 제외한 신규상장은 84개사로 작년(91개사) 대비 소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공모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더블유씨피(4320억원), 성일하이텍(1335억원) 등이었다.

업종별로는 소재·부품·장비기업이 32개사 상장해 작년(26개사)보다 늘어났다. 소프트웨어 업종 기업도 15개사 상장됐으며 반도체 제조, 소프트웨어 및 전기전자 업종 내 반도체 관련 기업은 12개사가 상장됐다.

한국거래소 측은 "올해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IPO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신규상장 기업수가 2002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중소·벤처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지원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