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상으로 성장주 매력 감소…수요 감소 시그널에 CEO 리스크까지 주가 '악재'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세계적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주가가 부진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전기차 및 2차 전지 관련주의 변동성 역시 커지는 모습이다. 

   
▲ 세계적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주가가 부진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전기차 및 2차 전지 관련주의 변동성 역시 커지는 모습이다. /사진=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28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전장보다 3.3% 오른 112.71달러로 거래를 끝마쳤다. 이날은 비록 상승세를 보였지만 바로 전날에는 무려 11% 급락하며 지난 2020년 8월 13일 이후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올 한 해 동안 69%나 추락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 하락률이 34%인 점을 고려하면 하락폭이 두 배를 뛰어 넘는다. 

주가 하락세는 4분기에 두드러졌다. 테슬라의 주가는 올 4분기(27일 종가 기준)에만 59% 떨어졌다. 2분기 하락률(38%)를 넘어 역대 최악의 분기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여겨진다. 

올해 주가 급락으로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자그마치 7200억달러(약 917조원)나 줄었다.

테슬라 주가 부진의 여파는 국내 증시까지 번지고 있다. 전기차 및 2차전지 관련주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의 11% 급락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지난 28일 국내 증시에서 관련주들의 주가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이 4.49% 하락한 채 장을 끝마쳤고, 삼성SDI도 3.37% 내렸다.

2차 전지 장비 관련주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LG화학(-4.14%)과 SK이노베이션(-2.8%), 에코프로비엠(-5.82%), 천보(-10.71%) 등이 급락했다. 2차 전지 소재 관련주인 일진머티리얼즈(-5.47%), 포스코케미칼(-5.29%), SK아이이테크놀로지(-4.1%), 나라엠앤디(-1.14%) 등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성장주의 매력 감소 영향이 크다. 

여기에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 머스크의 무리한 트위터 인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까지 더해지며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분석가는 “테슬라가 경기 침체 가능성에 직면해 세계적으로 재고가 쌓이고 가격을 인하하는 동시에 리더십 관점에서 머스크는 테슬라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머스크의 리더십이 잠재적으로 더 깊은 문제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도 “중국 상하이 공장의 생산 중단 사태, 트위터 인수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며 테슬라의 주가는 연초 이후 69% 하락했다”면서도 “이익 수준 대비 과도한 주가 하락은 단기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분간 전기차와 2차전지 관련주의 주가 변동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락폭이 크다는 점에서 단기 반등을 노려볼 수는 있겠지만 워낙 투자심리가 악화된 만큼 언제든 다시 하락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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