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문 한투 사장 5연임…하나증권은 '교체' 카드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연말연시 인사철을 맞아 국내 주요 증권사들 상당수가 최고경영자(CEO) 연임으로 방향을 정했다. 하나증권처럼 CEO 교체 카드를 꺼내든 케이스도 있지만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5연임에 성공하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는 ‘리더십 안정 속 위기관리’에 방점을 찍고 있는 모습이다.

   
▲ 연말연시 인사철을 맞아 국내 주요 증권사들 상당수가 최고경영자(CEO) 연임으로 방향을 정했다. /사진=김상문 기자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말연시 국내 증권사들의 인사가 하나둘 확정되고 있다. 가장 시선을 많이 받는 자리는 역시 CEO직이다. 내년에도 쉽지 않은 경영환경이 예상되는 만큼 전사적 일관성과 조직안정이라는 명목으로 인해 대부분 CEO 연임 쪽으로 무게추가 실려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이미 ‘5연임 CEO’ 기록에 주목하고 있다. 주인공은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다. 한투의 올해 실적은 작년 대비 하락했으나 이는 한투만의 문제는 아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의 신뢰 역시 흔들리지 않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뿐만 아니라 한투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는 계열사 경영진 전원에 대한 유임을 결정했다. 한투는 정일문 사장 이전에도 유상호 전 부회장이 무려 12년간 대표직을 유지한 바 있었다.

반면 하나증권은 변화를 택했다. 1974년생 CEO로 증권업계 최연소 대표 기록을 보유한 이은형 대표에서 강성묵 하나대체운용 대표를 신임 CEO로 내정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와 함께 하나증권은 조직 내실화와 경영 효율성 향상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아울러 하나증권은 유사한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들을 재정비하고 리서치센터와 연금신탁본부를 CEO 직속으로 두는 등 조직개편도 함께 실시했다. 변화에 좀 더 능동적이고 빠르게 대처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부분이다.

이 밖의 다른 회사들은 대부분 연임 카드를 택했거나 택할 것으로 보이는 곳들이 많다. 대형 증권사 중에서 KB증권의 모회사 KB금융지주는 지난 15일 계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4년째 조직을 이끄는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의 연임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지난 2019년부터 이어진 박정림·김성현 투톱 대표 체제도 최소 1년간 지속된다. 현재 박 대표가 자산관리(WM)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을 담당하고, 김 대표는 기업금융(IB)과 홀세일, 글로벌 사업부문을 맡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절반의 변화’를 택했다. 최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새로 내정되면서 이영창·김상태 각자 대표에서 김상태 단일 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올해 계열사 인사에서 변화를 크게 두지 않겠다’고 언급했기에 최현만 회장과 이만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증권도 삼성금융네트웍스가 이달 초 단행한 사장단 정기인사를 통해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의 연임을 확정지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시장 전체가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어려웠기 때문에 실적을 기준으로 인사를 결정하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년 역시 쉽지 않은 경영환경이 예상되는 만큼 위기관리에 더 큰 무게를 싣고 있는 모습”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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