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FC, 이미 무혐의로 종결"…결백 입증 자신감
노웅래 체포 동의안 부결…'방탄' 정당 이미지 개선 필요
정당 지지율 거듭 하락에 '탈당' 요구 꿈틀 내부 결속 강화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년 초 검찰 출석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의 수사를 ‘조작’이라며 소환에 불응을 시사한지 일주일 만에 정면 돌파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1일 검찰로부터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조사를 위해 출석을 통보받았다. 이 대표 측은 일방적 통보라며 일정 조율을 사유로 소환일이던 지난 28일 조사에 불응했다.

하지만 다음 날 검찰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고 ‘내년 초 조기 출석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사법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월 28일 광주 송정매일시장에서 열린 '검찰독재 야당탄압 규탄 연설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이 대표가 입장을 선회한 표면적 사유로는 결백을 입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이 소환 조사를 통보한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지난 2018년 6월부터 언급된 사건이다. 더욱이 2021년 9월 사건을 수사해온 경기 분당 경찰서로부터 증거 불충분을 사유로 ‘무혐의’ 결정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소환을 통보한 검찰이 이번 수사에서도 현재까지 물증보다 관계자 ‘증언’ 등을 근거로 제시하자 결백 증명이 수월할 것이라고 판단돼 출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당당히 조사에 응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사법 리스크가 ‘정치보복’이라는 이미지 연출도 고려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내면적 사유로는 정면 돌파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8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노웅래 의원의 체포 동의안 부결을 주도했다. 노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체포 동의안이 부결되자 여당은 물론, 정의당 등 야당으로부터도 ‘방탄’이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정치권에서 ‘방탄’이란 비판이 거세지자 민주당은 내달 8일 만료되는 임시국회를 연장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은 ‘회기 중’으로 한정돼 임시국회를 연장하지 못할 경우 특권은 잠정 중단된다. 이 대표가 조사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차선책으로 자진 출두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대장동 리스크와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체포 동의안을 부결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출석을 통해 ‘방탄’이란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당 내부의 자중지란을 수습하기 위한 해법이란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출석 결정에 “당에서는 반대했지만 떳떳한 이 대표가 출석을 결단한 것”이라고 이 대표의 결단력을 부각했다.

하지만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다수의 비명계 의원들은 오히려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할 것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이들은 공공연히 “떳떳하다면 당당히 맞서라”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소환을 회피할 경우 당이 ‘방탄’의 늪에 빠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실제 복수의 여론조사 기관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실정으로 상승을 거듭하던 민주당 지지율은 최근 하향세에 접어들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부정적 이슈를 생성한 탓으로 분석된다.

이에 비명계를 중심으로 불만이 임계치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당 대표 사퇴”를 요구하던 목소리는 어느새 ‘탈당’에 대한 필요성으로까지 알음알음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2024년 총선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 탓이다. 
 
따라서 이 대표가 임계치를 향하고 있는 내부 불만을 잠재우고 결속을 다지기 위해선 정면 돌파라는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