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3%대 추락…"투자환경 불안정해 정기예금 합리적"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때 최고 연 5%대 금리를 자랑하던 은행권 예금금리가 최근 하향 조정되면서 최저 연 3%대까지 내려왔다. 금융당국의 금리인상 자제 발언, 은행채 발행 재개, 금리인상 기대감 반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예금금리가 대폭 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재테크족들로선 투자 매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불안정한 투자환경, 미국과 우리나라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여전한 만큼, 불입기간 1년 이상의 장기 예금으로 목돈을 만들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 한때 최고 연 5%대 금리를 자랑하던 은행권 예금금리가 최근 하향 조정되면서 최저 연 3%대까지 내려왔다./사진=김상문 기자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1년 불입 기준 최고 연 3.88~4.10%를 형성하고 있다. 

은행 상품별로 금리를 살펴보면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최고 연 4.10% △우리은행 'WON플러스 예금' 최고 연 4.00%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최고 연 4.00%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최고 연 3.98% △농협은행 'NH올원e예금' 최고 연 3.88% 등이다. 

이들 상품의 금리는 지난달 9일 최고 연 4.81~4.90%를 나타냈는데, 당시와 견주면 약 1%포인트(p)에 조금 못 미치는 급격한 하락세다. 

금리가 급격하게 하락한 건 △금융당국의 예금금리 인상 자제 발언 △은행채 발행 재개 △금리인상 기대감 반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까닭이다. 

실제 이 여파로 지난달 은행 수신자금은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감소 전환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시입출식예금은 기업자금과 가계의 연말 상여금 예치 등으로 11조 6000억원 증가한 반면, 정기예금은 15조 1000억원 감소로 전환했다. 11월 정기예금은 27조 7000억원 증가였다. 

한은은 연말 재정집행에 따른 지자체 자금인출, 은행간 수신경쟁 완화로 가계와 기업 자금 유입이 둔화된 영향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에서는 일련의 금리 급락 현상을 두고 "그동안 당국 개입으로 예금금리가 급등했다가 이제 '정상화'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1~2개월 전만 하더라도 최고 연 5%대를 넘어선 예금상품이 존재했던 만큼, 투자자로선 목돈을 굴릴만한 매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올 한 해 국내외 경제상황이 여전히 불안하고 고금리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는 여전히 지배적이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지출을 줄이고 정기예금을 통해 안정적인 목돈 만들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 지난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금리를 0.25%p 인상(베이비스텝)한 연 3.50%로 상향 조정했다. 다음달 2일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5%p 인상)이나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까지 금리가 오르고 하반기부터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국 개입으로 현 수준의 금리라도 형성하고 있는데, 추후 금리가 하락하고 시장논리대로 흐른다면 현 수준의 금리보다 무조건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지출하지 않고 묵혀둘 수 있는 자금이 있다면 최장 2~3년을 불입하는 장기 정기예금에 가입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만일의 자금수요에 대비해 가입기간 1년 미만의 단기 예금도 같이 가입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안정적 수익률'과 '이자규모'에 매몰돼 한 상품에 장기 집중 투자를 하게 되면, 급전이 필요하거나 경제상황이 급변할 때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때에 따라 필요한 자금수요가 있을 수 있고, 침체가 몇 년 간 계속될 것이라 하지만 빠르게 회복될 수도 있다"며 "장단기금리차가 높지 않은 상황인 만큼, 한 상품에 2~3년씩 묶기보다 (단기 상품과) 비중을 나눠 담는 게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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