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에 대한 투심 회복 중…실적보다 지수 연동 특징상 저가 매수 전략 유효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증권주가 새해 들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해 증시 부진 여파로 약세를 이어가던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4분기 실적 전망은 여전히 어둡지만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증권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 증권주가 새해 들어 고공행진을 하면서 향후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의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인 지난 25일까지 ‘KRX증권 지수’는 13.8% 상승했다. 해당 지수는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 14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8.63% 올랐다는 것을 고려하면 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돈 수치다. 지난해 한 해 동안 KRX 증권지수가 28.98% 하락하는 등 코스피 지수 수익률(-24.89%)을 밑돈 것과 대비된다. 

개별 종목 역시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올 들어 한화투자증권은 38.72% 상승했다. SK증권은 25.57%, 유진투자증권 20.39% 올랐다. 미래에셋증권은 12.99%, 삼성증권은 12.56% 상승했다. 반면 이 기간 코스피는 8.59%오르는 데 그쳤다.

증시를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국내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11조3740억원 수준으로 코로나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지난 2021년 초까지만 해도 70조원을 상회했던 예탁잔고도 올해 45조원까지 감소하는 등 거의 반토막이 났다. 

실적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증권사 6곳 중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5곳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8.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증권주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론이 힘을 얻고 있다. 증권주에 대한 투심이 회복되고 있는 데다, 실적보다는 지수에 연동되는 특징을 가졌기 때문이다.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2년을 사로잡은 공포는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발 유동성 경색이었다”면서 “금리 인상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고 시장 금리는 그 보다 먼저 반응해 안정화되고 있으면서 유동성이 조금씩 공급돼 증권업을 둘러싼 환경은 최악을 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역사적으로 증권업 지수는 실적이 아닌 거래대금 혹은 지수를 선반영하는 측면이 강했다”면서 “시장 금리가 안정화되고 유동성이 조금씩 공급되고 있는 점이 증권주 강세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도 “올해 증권업 영업환경은 녹록지 않겠지만 증권사들이 그동안 수익구조 다변화 및 자기자본 확대 등으로 기초 체력을 올린만큼 대응력도 과거대비 좋아졌다”면서 “시장금리가 안정화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형성되는 점은 증권주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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