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9일 연속 순매수'…코스피 내 비중 32%까지 올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들어 외인 투자자들이 국채를 매도하고 주식으로 넘어오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 9거래일 연속 국내주식 순매수에 나선 외인들은 월간 기준 지난 2019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순매도세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여러 환경이 뒷받침된다면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이 흐름이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 올해 들어 외인 투자자들이 국채를 매도하고 주식으로 넘어오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바닥을 때린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의 상황들에도 몇 가지 변화가 감지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외국인들의 ‘귀환’이다. 지난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3.31포인트(1.39%) 오른 2428.57에 거래를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상승한 코스피는 이날인 26일 오후에도 1% 넘게 오르며 2450선을 넘겼다.

지난 25일까지의 매동에서 눈에 띄는 것은 외인들의 수급이다. 지난 25일 하루에만 외국인은 7686억원어치를 무려 9일째(1월 11~25일) 순매수세를 지속했다. 외인들의 9일 연속 순매수는 작년 9월 29일~10월19일(13거래일) 이후 최장 기록이다. 

사들인 규모도 만만치 않다. 9일간 3조2163억원이다. 외인들은 이 기간 포스코케미칼(886억원), SK하이닉스(810억원) LG생활건강(466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465억원) CJ제일제당(404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담았다.

자연히 코스피 시가총액 내 외국인의 비중도 확대 추세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의 보유 비율은 31.81%에 달한다. 이는 작년 3월23일(31.87%) 이후 최고치다.

외인들의 비중이 이토록 빠르게 상승한 데에는 국내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이탈한 반사효과도 있다. 코스피의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3969억원으로 작년 1월의 11조2726억원과 비교하면 절반을 겨우 넘긴 수준이다. 그러나 시장이 회복되는 추세와 궤를 같이 하며 개인들 역시 귀환할 가능성이 조금씩 거론된다.

외인들의 매동은 개인들의 ‘복선’처럼 작용하는 면도 있다. 예를 들어 외국인들은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기 전 국채를 순매도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월 기준 지난 2019년 1월 이후 최초의 순매도세가 나타났다. 채권 투자에 대한 차익실현을 하고 주식으로 넘어오는 흐름이 포착됐다는 의미다.

현재로써는 개인투자자들이 여전히 회사채‧금융채를 중심으로 채권을 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개인들은 국채 3273억원을 포함해 기타 금융채와 회사채를 1조4460억원어치 순매수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증시가 테슬라 등 주요기업들의 실적 데이터를 확인하고 안도감에 상승한 여파가 국내에도 미치는 모습”이라면서 “2월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과 제롬 파월의 연설 등 커다란 변수들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현재 채권시장에 가 있는 개인들의 투자금은 주식시장으로 다시 넘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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