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시중은행들이 최근 대출금리를 인하하거나 타행 이체 수수료 면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금리 상승에 편승해 '이자장사'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 여론과 금융당국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은행의 공익성을 강조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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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은행들이 최근 대출금리를 인하하거나 타행 이체 수수료 면제에 적극 나서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모바일·인터넷뱅킹 수수료가 모두 면제된다. 우리은행은 오는 8일부터 개인 및 개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모바일·인터넷뱅킹 타행 이체 수수료와 타행 자동이체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10일부터 만 60세 이상 고객의 창구 송금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 창구 송금수수료는 금액에 따라 건당 600~3000원이 발생하며, 이번 면제 조치를 통해 혜택을 받는 고객은 약 25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부터 모바일뱅킹 앱 '뉴쏠(New SOL)'과 인터넷뱅킹에서 타행 이체 수수료, 타행 자동 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했다.
하나은행은 오는 10일부터 모바일 앱 '하나원큐'와 인터넷뱅킹에서 타행 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 하나은행은 지난 2020년 8월부터 하나원큐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타행 이체 수수료를 면제해왔는데 이번엔 인터넷뱅킹까지 그 범위를 확대했다. 국민은행은 오는 19일부터 KB스타뱅킹을 비롯한 모바일뱅킹과 인터넷뱅킹을 통한 타행 이체 수수료와 타행 자동이체 수수료를 모두 면제한다. 농협은행도 3월부터 모바일 앱 'NH올원뱅크'에 한해 타행 이체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앞서 이들 은행은 취약차주를 대상으로 중도상환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한편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등의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8일부터 중도상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으며, 하나은행도 지난달 26일부터 'KCB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의 가계대출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했다. 국민은행은 이달 10일부터 가계대출 중도상환 수수료를 전액 면제(신용평가사 5등급 이하 차주)할 예정이다.
대출금리도 인하됐다. 실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 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4.950∼6.890% 수준이다. 이는 지난달 6일(연 5.080∼8.110%)과 비교해 상단과 하단이 각각 0.130%포인트, 1.220%포인트 하락했다.
은행의 이같은 행보는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한 압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0일 임원 회의에서 "금리 상승기 은행이 시장금리 수준, 차주 신용도 등에 비춰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30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이후 토론회에서 "은행이 공공재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이 관치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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