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재난 현장에 파견한 구호대 중 단일 파견으로 최대 규모
한때 연락두절된 한국인 유학생 1명 무사히 안전한 곳으로 이동
카흐라만마라슈, 하타이 등 남동부 6개주에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튀르키에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명피해가 큰 상황에서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가 8일 새벽 튀르키예 현지를 향해 출발했다.

KDRT 대원들이 탑승한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 ‘시그너스’는 이날 오전 1시 13분쯤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해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공항으로 향했다.

시리아와 국경을 접한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 진도 7.8 강진 이후 현재까지 100차례 이상의 여진이 이어지면서 8일 현재 튀르키예와 시리아 양국의 사망자 수가 7800명을 넘어섰다. 

피해 지역이 워낙 광범위한데다 악천후 속에서 생존자 구조작업이 더디게 진행돼 인명피해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악의 경우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만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1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지시에 따라 튀르키예에 대한 구호지원에 나서기로 하고 7일 오후 박진 외교부 장관 주재 민관 합동 해외긴급구호협의회를 통해 KDRT 파견을 공식 결정했다. ‘해외긴급구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7년 설립된 KDRT는 대규모 해외재난 발생 시 재난구호 등 피해국 지원을 위해 파견된다.

이번에 튀르키예에 파견된 KDRT는 외교부·소방청·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등 관계자 60여명과 육군 특수전사령부 요원을 비롯한 군 병력 50여명 등 총 118명으로 구성됐다. 이는 그간 해외 재난 현장에 우리정부가 파견한 구호대 가운데 단일 파견으론 역대 최대 규모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튀르키예 당국의 요청에 따라 수색·구조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이번 구호대를 꾸렸다. 정부는 이날 긴급구호대 파견에 앞서 6일 오후 외교부와 119특수구조대, 코이카 관계자 등 3명으로 구성된 사전 조사단을 튀르키예 현지로 급파하기도 했다.

   
▲ 외교부, 국방부, 소방청, KOICA로 구성된 118명 규모의 튀르키예 지진 피해 대응을 위한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가 7일 밤 출정식을 갖고, 우리 군수송기를 통해 튀르키예로 출국했다. 2023.2.8./사진=외교부

정부는 또 이번 구호대 파견과 함께 500만 달러(약 62억8000만원) 상당의 인도적 지원도 튀르키예 측에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튀르키예로 떠난 KC-330 수송기엔 의약품 등 구호물품도 실렸다.

KDRT 대원들은 이날 출국에 앞서 7일 오후 10시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출정식 현장엔 박용민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과 살랏 무랏 타메르 주한튀르키예대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와 관련해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긴급구호대는 현지에 파견된 여타 국가의 긴급구호대와 UN 측과의 협의를 통해 활동지역과 임무를 결정하고, 튀르키예 정부 및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할 예정”이라며 “민관 합동 해외긴급구호협의회의 신속한 이행을 위해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튀르키예 해외긴급구호본부도 설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튀르키예에 2700여명의 우리 교민이 거주하고 있고, 이번 지진 발생 지역에 거주하는 교민은 100여명이다. 외교부는 교민 가운데 지진으로 인해 일부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또 지진 발생 당시 진원지에 인접한 하타이주를 여행하던 한국인 유학생 등 2명이 통신장애로 일시적으로 연락이 두절되기도 했으나, 이후 현지 우리 공관 또는 국내 가족과 연락이 닿아 2명 모두 안전한 곳으로 이동 중이라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지진 피해 지역인 카흐라만마라슈, 말라티아, 아드야만, 오스마니예, 아다나, 하타이 등 튀르키예 남동부 6개주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고, 현지 공관을 통해 이들 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국민들에게 안전지역으로 이동해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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