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0%씩 성장할 것" 낙관 속에 관련주 일제히 급등락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 말 대화형 인공지능(AI)인 챗GPT 출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알파벳)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관련 시장에 뛰어들면서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증시가 ‘챗GPT 테마’ 돌풍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실제 재료와 예상 실적을 바탕으로 하는 테마 장세이긴 하지만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폭탄 돌리기’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 챗GPT 출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알파벳)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관련 시장에 뛰어들면서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증시가 ‘챗GPT 테마’ 돌풍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증시에서 챗GPT 테마가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AI를 비롯해 로봇 테마는 작년 이전부터 한국 주식시장에서도 지속적인 테마를 이끌던 분야이긴 했다. 하지만 다름 아닌 미국에서 새로운 재료가 나오면서 전 세계 증시가 AI 테마에 다시 시선을 빼앗긴 모습이다.

테마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작년 공개된 챗GPT다. 미국의 AI 기업인 '오픈AI'(Open AI)가 내놓은 대화형 AI 챗GPT는 출시 5일 만에 사용자 100만명을 넘어서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공개된 챗GPT는 초거대 언어모델이 적용된 GPT 3.5버전으로, 오픈AI는 올해 안에 이보다 더 발전된 GPT4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후 구글이나 MS, 애플과 아마존 등 세계 유수 빅테크 기업들이 전부 다 AI 비즈니스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증시도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이유를 ‘선점효과’ 때문으로 분석한다. 

마치 한국에서 2010년경 스마트폰 정착과 함께 카카오톡이 자리를 잡았던 것처럼 초기부터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이후 그 어떤 경쟁 메신저 앱도 카톡을 대체하지 못했듯 AI 분야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 이번 AI 테마 광풍의 수혜를 가장 크게 입은 종목은 코난테크놀로지다. 이 회사의 주가는 작년 말 대비 250% 정도 폭등했다. 역시 AI 관련주로 분류되는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역시 14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셀바스AI, 솔트룩스, 마인즈랩 등이 대장주 반열에 진입했다. 이밖에도 AI와 아주 조금만 관련이 있는 업체라면 대부분 주가가 출렁인 상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조만간 AI 챗봇을 공개할 예정이라 열풍은 조금 더 이어질 전망이다. 구글은 지난 6일(현지시간) AI 챗봇 서비스 '바드'(Bard) 출시를 공식화했고, 바이두도 중국판 챗GPT를 오는 3월 쯤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이밖에 애플이나 아마존, MS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용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AI 챗봇 비즈니스에 관심을 두고 있는 상태다.

국내 기업들도 ‘참전’에 나섰다. 네이버는 최근 진행한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 상반기 중 '서치GPT'를 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서치GPT는 장기적으로 네이버 검색을 대체할 것으로 보이며,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한다.

모든 테마가 그렇듯 투자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예를 들어 9일인 이날은 AI 테마가 다소 주춤한 상태다. 구글이 내놓은 챗봇 AI 바드가 테스트 과정에서 엉뚱한 대답을 내놓으며 알파벳 주가가 7%나 급락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AI 시장 규모가 매년 40%씩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등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분위기가 낙관적인 모습”이라면서 “실질적인 관계가 없는데도 주가가 폭등하는 사례가 빈번한 만큼 한순간 주가가 내려앉을 수 있어 실제 투자에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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