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전면 반독점 조사 받을 가능성↑
EU, 일본, 미국 승인 못 받은 상태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작업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과 관련해 추가(2단계) 심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10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 시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합병 계획이 EU의 전면(full-scale) 반독점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EU가 언급한 전면 반독점 조사는 2단계 기업결합 심사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 아시아나항공 A321NEO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EU 집행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1월 13일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인수합병 필수 신고 국가로 분류되는 EU와 사전 협의를 거친 지 2년 만이다. 

통상적으로 EU는 기업결합 신고서 제출일로부터 35일간 시장 경쟁 제한성, 독점 여부 등을 판단하는 1단계 심사를 진행하고, 기업은 20일 이내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시정방안을 제출한다. 

1단계에서 합병 승인이 나기도 하지만, 필요 시 EU는 2단계 심사에 나선다. 2단계 심사가 개시되면 최대 130일 이내 합병 승인 여부가 확정된다. 

오는 17일 종료되는 1단계 심사 후 2단계 심사가 시작될 경우 대한항공은 추가 시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데 난항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과 유럽 등 경쟁당국이 양사의 합병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점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작업이 완료되면 세계 7위(운송량 기준) 규모의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되는데, 이를 EU 등 경쟁 국가가 긍정적으로 볼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군다나 EU가 지난 2021년 캐나다 항공사인 에어캐나다와 에어트랜샛과의 합병을 사실상 불허한 전례가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EU가 에어캐나다에 대체 항공사 취항을 강하게 요구해 에어캐나다 스스로 합병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은 다르지만 대한항공의 합병 작업 역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중국이 기업결합을 승인한 것을 제외하면, 현재 EU에서 심사가 늦어지고 있고, 그보다 앞서 지난해 11월 미국이 최종 승인을 연기하면서 경쟁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미국에서의 심사가 무난히 승인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미국 법무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심사 기간을 연장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합병 이후 외항사 뿐 아니라 국내 항공사도 신규 취항을 할 수 있다고 경쟁당국을 설득하고 취항 가능성이 있는 항공사와도 직접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한편, 지난 2020년 11년부터 아시아나 인수합병을 추진한 대한항공은 한국을 포함한 총 14개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현재 EU를 비롯해 미국, 일본, 영국 등 4개국의 승인이 남은 상태다. 만약 EU가 제기한 2단계 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인수합병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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