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후보 3인 거론…노조 "처음부터 재공모 해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신임 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인 한국예탁결제원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최종 후보를 이순호‧박철영‧도병원 등 3명으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선 ‘내정설’이 불거지면서 한국예탁결제원 노조는 투쟁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관측된다.

   
▲ 신임 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인 한국예탁결제원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최근 후보를 이순호‧박철영‧도병원 등 3명으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예탁결제원 여의도 서울사옥 모습. /사진=김상문 기자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예탁결제원 신임 사장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경닷컴은 한국예탁결제원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최근 이순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행보험연구2실 실장), 박철영 한국예탁결제원 전무이사, 도병원 전 흥국자산운용 대표 등 3명에게 서류합격 사실을 알리고 면접 일정을 개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임추위는 지난달 20일부터 약 열흘간 후보자 공모를 접수했다. 이번 사장 공모에 도전한 후보는 총 11명이었고, 임추위가 이들 가운데 3명을 확정한 모습이다. 이제 임추위는 오는 22일 이들 3인에 대한 개별 면접을 갖고, 28일에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 1명의 최종 후보를 올릴 예정이다. 신임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현직 이명호 사장의 임기는 지난달 30일부로 이미 만료됐지만 사장직 공석으로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형편이다.

시선은 후보자 3명에게 쏠린다. 우선 이순호 연구위원은 2006년부터 금융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재직중인 ‘금융통’이다. 작년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경제분야 싱크탱크 구성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후보 3인 중에는 예탁결제원 내부 출신도 있다. 박철영 전무는 성균관대학교 법학과‧법학박사 출신으로 1991년 예탁결제원에 입사한 이후 법무팀장, 전자증권팀장, 리스크관리부장, 경영전략부장, 경영지원본부장, 예탁결제본부장 등을 역인했다. 한국예탁결제원 내부 업무와 조직구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병원 전 대표는 2019년 1월 흥국자산운용 신임 대표로 취임해 작년 3월까지 3년간 회사를 이끈 업계 인물이다. 1990년 대한투자신탁운용(현 하나UBS자산운용)에서 주식 매니저로 경력을 시작한 이후 삼성자산운용 리서치센터장과 사학연금 투자전략팀장을 거쳐 2015년 흥국자산운용에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일했다.

언뜻 이번 후보 3인은 예탁결제원 내부 인물‧업계 인물‧학계 인물이 고르게 분포한 것으로 보이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이순호 연구위원의 경우 대선캠프 출신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내정설’이 한차례 불거진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 연구위원이 실제로 최종후보 3인에 포함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노동조합은 ‘재공모’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순호 연구위원의 ‘사장 내정’ 철회와 재공모를 요구하는 건의문을 작성해 대통령실에 전달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오는 15일부터 시위 투쟁까지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은 이날 내놓은 건의문에서 "(이순호 연구위원은) 자본시장 관리가 주된 업무인 한국예탁결제원과 결이 맞지 않는다"며 "처음부터 재공모해 행정경험 있고 결격사유가 없는 자본시장 전문가가 후임 사장으로 선임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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