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FOMC까지는 중립 수준 주가 흐름 이어갈 듯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다시금 되살아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 금리를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이 올리고 고금리 정책을 오래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 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준이 금리를 더 많이 올리고 고금리 기조 역시 오래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진=픽사베이


14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1월과 비교해 6.4%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달(6.5%)에 비교해서는 0.1%포인트 낮아졌지만 시장 예상치(6.2%)는 0.2%p 웃도는 수치다.

미 CPI 상승률은 지난 6월 9.1%를 기록한 이후 △7월(8.5%) △8월(8.3%) △9월 (8.2%) △10월(7.7%) △11월(7.1%) △12월(6.5%)에 이어 1월까지 7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5.6% 올랐다. 근원 CPI 역시 시장 전망치(5.4%)를 웃돌았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를 끌어 올린 요인은 주택 임차료 등 주거비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주거비용은 전월보다 0.7% 올라 전체 CPI 상승분(전월 대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전년 동월보다는 7.9% 상승해 근원 CPI 상승분(전년 대비)의 60%를 차지했다.

연말 진정세를 보이던 에너지 물가의 상승도 인플레이션 완화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달 에너지 물가지수는 전월보다 2.0%, 전년 동월보다 8.7%씩 상승했다. 휘발유와 천연가스도 전월 대비 각각 2.4%, 6.7% 급등하면서 전체 에너지 물가를 끌어올렸다.

노동부의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금리를 더 많이 올리고 고금리 기조 역시 더 오래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 시장은 연준이 올해 3월까지는 기준 금리 인상을 마무리 하고 하반기 중에는 금리 인하로 전환할 가능성을 기대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을 고려할 때 최소 한 차례 추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4.75%다.

1월 CPI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이날 미국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6.66포인트(0.46%) 하락한 3만4089.27로 장을 마감했고, 대형주로 이뤄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장보다 1.16포인트(0.03%) 떨어진 4136.13으로 장을 끝마쳤다. 다만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는 테슬라와 엔비디아의 강세에 힘입어 68.36포인트(0.57%) 오른 1만1960.15로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의 경우 미국 1월 CPI 결과 부담에도 중립 수준의 주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월 CPI 결과는 시장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음은 물론 연준의 매파적인 스탠스를 쉽게 후퇴시킬 만한 요소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산출 과정에서 기술적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었으며 여전히 연내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시장의 전망이 극단적으로 바뀌는 시점은 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될 것”이라며 “그때까지 주식시장은 중립 수준의 주가 흐름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