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STO) 등 신사업 진출 '박차'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작년 실적이 크게 나빠진 가운데 금융지주‧은행 계열 증권사들의 성적표 또한 예외 없이 악화됐다. 그룹 내 비중과 기여도가 축소된 모습 속에서 이들 증권사들은 토큰증권(STO)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 존재감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 국내 증권사들의 작년 실적이 크게 나빠진 가운데 금융지주‧은행 계열 증권사들의 성적표 또한 예외 없이 악화됐다. /사진=김상문 기자


15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 우려가 차례차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증시의 극심한 침체가 고스란히 증권사들의 부진한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형국이다.

실적 부진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경우 더욱 도드라진다. 이들의 실적이 특별히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라 은행‧보험사 등 다른 계열사들에 비해 증권사들의 성적표가 좀 더 두드러지게 악화된 양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KB금융 계열 KB증권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4.46% 급감한 2133억원으로 나타났다. KB증권의 KB금융 순익 기여도는 2021년 13%대에서 작년 4%대로 뚝 떨어졌다. 은행을 제외하고선 그룹 내 위상이 높은 편이었지만 올해의 경우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푸르덴셜생명, KB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에 모두 밀려버린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농협금융지주 계열 NH투자증권 역시 작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67.4% 급감한 3034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증권도 작년 순이익이 전년대비 75.1% 감소한 1260억원으로 집계된 가운데 4분기만 놓고 보면 당기순손실 1595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IBK투자증권의 경우도 비슷하다. 작년 47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이는 2021년 순이익 1008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반면 모기업인 IBK기업은행은 작년 순이익 2조7965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 대비 15% 넘게 성장했다. 2년 연속 최대 실적이기도 했다. 

IBK투자증권의 순이익 감소폭은 IBK캐피탈‧IBK연금보험‧IBK자산운용 등 형제 자회사들 중 가장 컸다. 일반자회사 전체 순이익에서 IBK투자증권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1년 18.2%에서 2022년에는 9.3%로 절반 수준의 낙폭을 나타냈다. 

그나마 올해 들어 증시가 더디게나마 회복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는 만큼 업계 안팎에서도 ‘최악은 지났다’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다수의 증권사들이 올해 반드시 실적 회복을 달성하기 위해 절치부심 하고 있다.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기 위한 노력도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토큰증권(STO)을 자본시장법 안으로 포용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제도권 편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부동산과 같은 실물이나 금융자산을 작게 나눠 거래할 수 있는 STO 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KB증권과 키움증권은 금융당국의 STO 발행·유통 허용에 발맞춰 올해 상반기 각각 자체 플랫폼과 거래 시스템을 공개할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연내 STO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 계열 증권사들의 경우 모기업의 자금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사업 진출에 유리하다”면서 “수익모델 다변화에 사활을 건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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