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 나스르)와 결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애물단지'였던 호날두가 떠난 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지배하고 있다. 호날두를 진작 내보냈다면 현재 리그 선두를 달릴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매체 '더 선'은 14일(현지시간) 흥미로운 기사를 게재했다. 호날두가 맨유를 떠난 이후 EPL 각 팀 성적을 분석해봤더니 맨유가 가장 많은 승점을 올리고 있다는 것.

호날두는 2022-2023시즌을 앞두고 당시 소속팀이었던 맨유가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못한 데 대한 불만을 품고 다른 팀으로 이적을 원하면서 구단과 갈등을 빚었다. 시즌 개막 전 팀 훈련에도 참가하지 않고 이탈해 물의를 빚었다.

자신을 불러주는 마땅한 팀을 찾지 못한 호날두는 시즌 개막이 임박해서야 팀으로 복귀했으나, 시즌 개막 후 활약상도 명성에 걸맞지 않았다. 급기야 방송 인터뷰를 통해 구단과 감독에 대한 비난을 한 것이 문제가 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맨유는 카타르 월드컵 직전 계약 해지를 하며 호날두와 결별했다.

호날두는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부진해 주전에서 밀려났다. 월드컵 후에는 유럽에서 뛸 팀을 찾지 못하던 중 알 나스르의 거액 영입 제안을 받고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떠났다.

   
▲ 사진=더 선 공식 홈페이지


더 선의 집계에 따르면 맨유는 호날두가 떠나고 카타르 월드컵 후 재개된 EPL에서 7승 2무 1패의 호성적을 내며 승점 23점을 올렸다. 리그 최고의 성적이었다.

이 기간 맨유 다음으로 많은 승점을 챙긴 팀은 브렌트포드로 승점 18점(5승 3무)을 얻었다. 그 다음으로 아스날(5승 2무 1패, 승점 1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5승 1무 3패 승점 16) 순이었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는 승점 13점(4승 1무 4패)밖에 얻지 못했다.

현재 맨유는 시즌 전체 승점 46으로 EPL 3위에 올라있다. 맨유는 선두 아스날(승점 51), 2위 맨시티(승점 48)에 승점 5점, 3점 차로 뒤져 있다. 전반기에 조금만 더 승점을 벌어뒀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맨유가 후반기 이처럼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 꼭 '탈 호날두' 효과만은 아닐 것이다. 텐 하흐 감독의 지도력이 본격적으로 팀에 녹아들며 분위기를 탔고, 마커스 래시포드가 최근 10경기에서 8골을 넣으며 간판 골잡이로 호날두가 떠난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다. 하지만 달리 보면 하흐 감독을 중심으로 팀이 뭉치고, 래시포드의 득점력이 폭발한 것도 호날두의 그늘(?)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맨유는 호날두가 떠난 것을 계기로 전반기 부진을 털어냈고, 선두 경쟁을 벌이던 아스날과 맨시티에 가장 위협적인 추격자로 떠올랐다.

한편, 호날두는 알 나스르 입단 후 사우디 리그 3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고 있다. 두번째 출전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데뷔골을 신고한 데 이어 알 웨흐다와 3번째 경기에서 4골을 몰아넣으며 이름값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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