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사태' 촉발한 얼라인, JB금융에도 '주주제안'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사태를 촉발시킨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등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내달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 개막하면 SM과 비슷한 갈등 양상을 여러 곳에서 보게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소액주주들도 주주행동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최근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내달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 개막하면 여러 곳에서 '표 대결'이 펼쳐될 전망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연이어 진행되는 이른바 ‘주총시즌’을 한 달여 앞두고 자본시장에서 의미 있는 움직임들이 포착되고 있다. 행동주의펀드와 소액주주들이 과거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적극성을 가지고 의견을 개진하면서 주총장 ‘표 대결’이 펼쳐지는 사례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회사는 단연 SM엔터테인먼트다. SM의 지배 구조상 변화를 이끈 곳은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으로, 이들은 SM의 지분 약 1%를 매수한 다음 SM이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 불공정한 용역계약을 맺고 있다고 지적해 파문을 남겼다. 

그 결과 SM은 작년 10월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 조기종료를 공시했으며, 그 이후 카카오‧하이브 등이 가세하며 SM을 둘러싼 분쟁은 점입가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얼라인은 SM 이외에도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BNK금융지주·DGB금융지주·JB금융지주 등 은행지주 7곳에 주주환원 정책 도입을 요구한 바 있다. 특히 JB금융지주에 대해서는 주주제안에까지 나섰다.

얼라인 측은 JB금융지주에 주당 900원 결산 배당을 요구함은 물론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 출신 자본시장 전문가인 김기석 후보자 1인을 ‘사외이사’로 추가 선임하는 주주제안을 추가하기도 했다.

KT&G를 둘러싼 공방전도 있다. 또 다른 행동주의 펀드인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와 안다자산운용은 KT&G를 대상으로 한국인삼공사 분리 상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FCP는 한국인삼공사를 인적분할한 이후의 상황에 대한 분할계획안을 제시했으며, 안다자산운용은 KT&G에 사외이사 증원을 요구했다. 총 4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구체적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소액주주들의 움직임도 과거와는 달리 훨씬 적극적이다.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는 보통주 1주당 2417원의 현금배당 결의를 요청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지난 14일 제출해 화제가 됐다. 

이밖에 알테오젠 소액주주연대도 주주제안을 회사 측에 전달한 상태이며 광주신세계 소액주주 모임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21년 신세계그룹에 지분을 비싸게 매각해 소액주주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주당 3750원의 현금배당과 분리선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추천 등을 주주제안으로 제출한 상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자본시장 전반적으로 행동주의 바람이 일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는 과정”이라고 평가하면서 “당장 올해 3월 주총시즌부터 표 대결이 펼쳐지는 주총장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