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문 기자] 지난 18일 출렁다리보다 더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창오리의 집결지 예산의 예당 저수지를 찾았다. 이곳은 매년 9월 말 시베리아의 혹한을 피해 남하한 가창오리가 월동 후 다시 번식지로 북상할 때 모이는 만남의 장소이다.
오후가 되자 사람들이 카페 주변으로 하나 둘 모여든다. 가창오리 수십만 마리가 하늘에서 펼치는 '거대한 유기체의 창조적 아름다움'을 기대하는 눈치다.
“어머 제네가 가창이야”에서 “검고 긴 띠만 보인다” 등 반응은 다양하다. 어느 부모는 아이에게 “제네들(가창오리)이 태극 오리 또는 반달 오리"라며 "우리나라 금강호와 만경강 하구, 전북 고창의 동림저수지, 해남의 영암호에서 간척지를 중심으로 주변 농경지 먹이에 의존하며 겨울을 난다.”고 일러준다. 또 “서식지 환경 악화로 월동지가 이곳저곳으로 변한다"라고 덧붙인다.
스마트폰의 줌 기능을 이용하자 수면 위에는 가창오리 수십만 마리가 커다란 대형을 이루고 끓임 없이 움직인다. 이러한 움직임은 야행성인 가창오리가 휴식 때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다.
그동안 사진작가들도 최적의 촬영 포인트를 찾아 출렁다리 또는 낚시터 쪽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가창오리의 군무를 눈앞에서 확실하게 보느냐 마느냐는 복불복이다. 가창오리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갑자기 가창오리 수십만 마리가 하늘로 날아오른다. 누군가 “날았다” 하는 신호는 맛보기 군무에 환한 웃음으로 번진다. 군무 시작 30분 전에는 더 활발하니 사람들 시선은 가창오리로 집중 된다.
“웅웅” 군집 소리가 커지더니 벼락같이 날아오른다. 가창오리 날자 울퉁불퉁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군무는 ‘아메바’, ‘돌고래’, ‘어마 무시한 돌기둥’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폰카는 자연스럽게 가창오리로 향한다.
오라는 내게 안 오고 엉뚱한 방향으로 사라지자 허탈한 탐조객들. “아니 벌써”와 “엄마 끝난 거야”라는 아쉬움의 소리가 들린다. 잠시 후 “쉭 쉭 쉭” 바람을 가르는 날개 소리는 곧 “휙휙휙” 울리며 머리 위를 지나간다. 관객들 커튼콜 요구에 11시 방향에서 입장 3시 방향으로 너울너울 퇴장한다.
관찰지는 이내 웃음이 깃든다. 머리 위로 날아갈 때 “소름이 짝 끼치고 두려웠다”에서 “촬영은 실패 했지만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라는 사진작가까지 다양하다. 공통적으로 “가창오리의 환상적인 군무에 놀랐다”며 짧은 시간 긴 여운을 말한다.
가장 신난 것은 아이들이다. “엄마 넘 신기해”하며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동영상을 자랑스럽게 보여준다. 선명한 화면, “녀석, 나보다 낫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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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숙한 카메라 대신 스마트폰만 챙겼다. 카메라 작동시 반복되는 실수(?)에 과연 가능할까? 불안했다. “웅웅웅” 가창오리의 벼락같은 군무에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니 “차르륵” 잘 넘어간다. 아~ 네가 폰카였구나. 고정관념이 무섭다. 사진은 가창오리의 군무를 갤럭시S23 울트라로 연사 촬영 후 ‘갤러리’에서 ‘GIF’ 흔히 말하는 움짤로 편집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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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창오리의 마음이 변했다. 지구상에 생존하는 가창오리 90%가 4000여 ㎞를 날아와 쉬는 서산간척지. 최초의 집결지가 이제 무 정착지로 전락 서산시의 시조가 무색할 정도이다. 또 90년대 주남저수지의 아이콘 가창오리도 이제는 적은 개체만 월동하고 있다. 더불어 북상을 위한 집결지 역시 아산의 삽교호에서 예산군 예당호로 변했다. 서식환경 파괴와 인간의 다양한 간섭과 이기심이 낳은 결과이다. 사진은 갤럭시S23 울트라로 촬영한 이미지를 ‘갤러리’에서 보정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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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길이 40cm의 가창오리가 몸통 3배 정도의 공간을 유지하며 나는 비행술은 아직도 수수께끼이다. 세계 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 목록에 멸종 위기 취약종(VU)으로 분류된 슬픈 운명의 철새이다. 사진(GIF)는 가창오리의 변화무쌍한 군무를 갤럭시S23 울트라로 연사 촬영 후 이미지를 ‘갤러리’에서 편집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미디어펜=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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