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G파트너스 LP 투자자 공개 묵인하는 국토교통부
“외국인 지분 비율, 투입된 자본 출처 등 공개해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최근 사모펀드 운영사 VIG파트너스로부터 인수된 이스타항공의 회생 절차에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VIG파트너스의 일반투자자(LP : Limited Partner) 명단이 공개되지 않고 있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전과 직결된 항공사의 투자자인 만큼 투자자들의 신원이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럼에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은 이를 묵인하고 있어 투자자에 전 이스타항공 관계자나 다수의 외국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상태다.

   
▲ 최근 사모펀드 운영사 VIG파트너스로부터 인수된 이스타항공의 회생 절차에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VIG파트너스의 일반투자자(LP : Limited Partner) 명단이 공개되지 않고 있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이스타항공 제공


20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거래가 지난 달 27일 마무리됐다. 앞서 VIG파트너스는 지난 달 8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이스타항공에 1100억 원의 대규모 신규 증자 자금을 투입했다. 

이로써 자본 잠식으로 항공운항증명서(AOC) 효력이 중지됐던 이스타항공의 경영정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VIG파트너스의 구조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어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VIG파트너스는 이스타항공 지분을 100% 인수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직접 주주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의 주주가 되기 위해 SPC(특수목적회사)를 별도로 설립했기 때문이다. 

현재 해당 SPC의 주주는 업무집행조합원(GP: General Parter)으로 국내 회사지만, GP의 실질 주주인 일반투자자(LP : Limited Partner)의 국적과 명단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국토부는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SPC의 주주는 모두 국내회사”이기 때문이라고 답한 상태다. LP가 펀드 운용 의사결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GP가 국내 회사인 점이 중요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항공 업계에서는 LP가 공개되지 않는 점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국내 항공사업법 상 외국인이 국내 항공사를 지배하지 못하게 하고 있고, 외국인 임원은 단 한 명도 선임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는데, 이스타항공의 실질주주에 해당하는 LP의 외국인 구성원이 얼마인지 모르는 데다, LP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이스타항공 주주 변경이 승인 되려면 적어도 LP 중 외국인이 몇 %인지, 투입된 자본이 투기성 단기자본은 아닌지 철저하게 검증하고 이에 대한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항공업이 소비자들의 안전과 직결된 사업이어서 국토부의 규제를 받는 만큼 국토부 역시 이에 대해 철저한 규명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단기간 수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을 파악하고, ‘엑시트’를 위한 무리한 항공기 도입‧확장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안전 공백에 대해서도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스타의 100% 주주가 SPC고, SPC의 주주인 GP도 결국 페이퍼 컴퍼니라고 볼 수 있는 상태에서 LP의 몇 %가 외국인인지 어떤 법인과 개인이 투자했는지 여부에 대해 제대로 된 검증과 심사를 하지 않고 공개조차 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LP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국토부 스스로가 오해와 논란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는 비판이다. 

이에 대한 내용을 국토부에 요청했던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오해의 소지가 있음에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이 LP들의 명단과 지분율을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LP 명단이 공개되면 논란의 소지가 있는 투자자나 기업이 있기 때문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지난 2007년 설립된 저비용 항공사(LCC)다. 2009년 1월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운항을 개시한 이후 2009년 12월 국제선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일본 불매 운동과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자본 잠식이 지속되며 파산의 기로에 섰다. 이후 2021년 6월 건설업체 ‘성정’에 인수된 후 재운항을 준비했고, 이후 올해 1월부터 VIG파트너스가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재운항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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