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2일 해외 투자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내 은행이 과점적 지위에 안주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행산업의 경쟁력을 지속해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2일 해외 투자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행산업의 경쟁력을 지속해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준교 금감원 국제업무국장, 이복현 금감원장, 김준환 은행감독국장 등의 모습.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이 원장은 이날 JP모건 등 해외 투자자 13개사의 운용 전문인력들과 간담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금융감독 주요 정책 방향을 소개하며 이같이 발언했다.

우선 이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은행이 사상 최대의 이익을 달성하면서 국민과 상생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점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부정적 여론에는 대형은행 중심의 과점체계에서 비롯된 경쟁제한 등의 구조적 문제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국내 은행들은 총이익의 80% 이상을 이자이익에 의존하는 등 과점적 지위에 안주하면서 과도한 성과급 등 수익 배분에만 치우치고 있어 미래 성장잠재력 기반이 약화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포화한 국내 시장을 탈피해 해외 진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은행경영 방식으로는 해외 진출에 필요한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행 산업의 사업구조 다각화와 경쟁력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해선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토대로 내린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은행이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 및 자본 여력이 뒷받침돼야 하며, 주주뿐만 아니라 고객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균형적으로 고려하는 상생 금융이야말로 은행의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는 최선의 의사결정”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시스템 잠재 위험에 대한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음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 자본시장 투자환경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할 수 있도록 해외 투자자가 겪는 국내 투자에 대한 걸림돌을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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