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제주 제2공항 건설 ‘조건부 동의’
항공 업계 “향후 슬롯 운영 방식이 관건”
[미디어펜=조우현 기자]환경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에 ‘조건부 동의’를 하면서 해당 사업 추진이 동력을 얻게 됐다. 공항 설립이 실현될 경우 항공 업계도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을 확대할 수 있어 수익 다각화를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아직 공항 설립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항공 업계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슬롯 배분과 여행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관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환경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에 ‘조건부 동의’를 하면서 해당 사업 추진이 동력을 얻게 됐다. 공항 설립이 실현될 경우 항공 업계도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을 확대할 수 있어 수익 다각화를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전날 환경부는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조건부 동의’(조건부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제주 남동쪽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545만7000㎡ 부지에 길이 3200m 활주로 1본을 갖춘 공항을 새로 짓는 사업은 추진될 수 있게 됐다.

김포-제주노선은 항공기 운항이 많은 구간으로 분류된다. 풍부한 관광자원으로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국제공항 이용객은 2970만 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기 운항 편수는 16만 9624회였고 제주~김포 노선은 전 세계에서 항공기가 가장 자주 오가는 노선으로 꼽혔다. 

현재 국토부는 제주 지역 항공 수요의 48%를 제주 제2공항이 흡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 제2공항이 유치되면 2055년에는 연간 1992만 명의 여객을 수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주 제2공항은 이르면 2025년에 착공에 들어가 2030년 준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환경 단체의 반발 등 정치적인 이슈가 맞물려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항공 업계는 제주공항 설립을 주시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또한 공항 설립이 실현될 경우, 구체적인 운영 계획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어느 공항에서 어떤 시간대의 슬롯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가장 큰 관심 사항이기 때문이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포화 상태였던 제주공항이 하나 더 생기면 숨통이 트인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향후 슬롯을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제2공항 인근의 여행 인프라가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슬롯 배분은 물론, 신공항과 연계되는 여행 인프라가 뒷받침 돼야 한다”며 “공항이 생기면 비행기를 더 띄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근 여행 인프라의 여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신공한 설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 설립은 정치 이슈를 탈 수밖에 없는 사안”며 “현 장관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추후에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를 일”이라고 내다봤다.

신공항이 생길 경우 이미 포화 상태인 제주공항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의견에는 이견이 없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제주공항은 이미 포화상태였다”며 “아직 환경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남아있지만, 제주 2공항 설립이 실현되면 노선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앞서 국토부는 환경부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완료되면 평가 내용이 반영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안)을 공개하고 건설사업 추진을 공식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일부 환경 단체의 반발이 심해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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