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국채, 달러, 행동주의 투자 '주목'
   
▲ 유대일 PB(KB증권 GWS본부 도곡스타 PB센터) /사진=KB증권 제공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8개월간 2150~2500p 수준의 박스권에 머무르고 있다. 벌써 3번째 반복된 등락이 이어지며,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익숙했던 박스피가 다시 반복되는 모습이다.

전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 글로벌하게 나타나는 경기 둔화, 끝나지 않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안 요소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금융투자의 기회는 여전히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는 앞으로 유망할 것으로 보이는 3가지 투자 전략으로 ‘장기국채, 달러, 행동주의 투자’라고 생각한다.

첫번째 투자 전략은 장기국채다. 한국의 20년물 국채 금리는 2022년 10월 4.5%를 고점으로, 지난달 말께 3.6% 수준까지 내려왔다. 물론 해당 기간에 가장 높은 금리에 매수해서 낮은 금리에 매도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국채 20년물 기준으로 4.0%에 매수하여 3.6%에 매도했다면 세후 7%의 수익이 가능했을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한국의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이 오랜 기간 4% 이상 유지되기 힘들다고 가정한다면, 장기적으로 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에 추가적인 수익이 가능할 것이다. 또 표면이율이 낮은 국채를 선택한다면 금융소득 과표가 적게 발생하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 투자 전략은 달러 자산의 확대이다. 현재 글로벌 GDP 1위인 미국과 2위 중국의 관계는 과거 성장과 협력 시기를 지나, 필요한 만큼만 거래는 하되 핵심적인 자산인 반도체·전기차·인공지능(AI) 등은 완벽히 경쟁상대로 인식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평화롭겠지만 경제적으로는 불안요소가 지속되는 환경인 것이다. 

이에 따라 양 거대 국가에 둘러 쌓여 있는 한국의 경제는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과거 1000~1200원 사이의 박스권이 아닌, 최근 1년 동안은 1200~1440원 대로 상향돼 움직이는 모습이다.

반드시 달러가 오른다는 것을 감안한 투자보다는 원달러가 낮을 때 비중을 늘리고 미국 주식·달러 채권의 투자를 통해 달러의 양을 계속 늘려가는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 주식은 경쟁력이 매우 뛰어난 기업이 많은 것을 물론이거니와 순이익의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가 강해서, 순이익의 70~100% 주주환원(배당·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는 기업들을 다수 찾을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증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것에 비해 미국 증시 PBR이 4배인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국 달러로 투자할 수 있는 채권도 수익률이 높은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3.5%, 미국의 기준금리는 4.5~4.75%인 상황이다. 또한 같은 한국 기업에서 발행한 채권이라도 원화로 발행된 것보다 미국 달러로 발행된 채권이 금리가 더 높다. 예를 들어 신한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이 한국에서 세전 연 4.5% 수준 이라면, 달러로 발행한 신한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은 연 6.3%로 투자할 수 있다.

세 번째 투자 전략은 행동주의 투자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011년 2000p부터 2023년 2400p까지 매우 낮은 주가 상승률을 보여왔다. 증시 상승률이 매우 낮은 여러가지 원인 중에 낮은 주주환원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순이익의 매우 적은 부분만 소액주주에게 돌아가는데, 배당성향은 매우 낮으며, 특히 자사주소각을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은 매우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대부분의 이익잉여금은 유보하여 현금성 자산은 늘어나지만 주가는 오르지 않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기업이 아주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지 못하면, 주가는 10년간 제자리에 머무르는 현상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겨져 있는 아주 긍정적인 한국 상장주식들의 특징도 있는데, 한국 기업의 장점은 순이익의 유보율이 높아서 현금성 자산이 많이 쌓여 있는 기업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이다. 현금성 자산이 높은 주주환원으로 이어진다면 주가의 재평가를 기대해 볼 수 있는데,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 파트너스 자산운용의 은행주 배당 확대 요구는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이 밖에 VIP자산운용은 메리츠금융그룹에 자사주소각을 적극적으로 제안하였는데, 이에 따라 메리츠금융지주는 높은 주주환원율, 자사주 소각을 발표하며 주가가 40% 이상 상승했다.

행동주의 펀드들이 투자하는 기업들의 특징은 기업은 경쟁력이 있지만,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고, 주주환원율이 낮거나, 회사의 이익금이 불공정 거래로 최대주주 관계회사로 빠져나가는 등 소액주주에 불리한 사건이 많은 기업들이 투자 대상이 된다. 이런 경우에 적극적인 주주환원의 제시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제안한다.

한국에서는 소액주주의 권리가 보호되지 않는 사건들이 매우 많았지만, 최근 여러 사례를 보며 미국 같은 선진화된 주주환원 제도가 한국에서도 이뤄지는 케이스가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6월 이후 코스피가 약 28% 가량 하락하며 한국 주식에 대한 회의감이 든 투자자들이 많다. 그럼에도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글로벌 탑티어가 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는 기업이 다수기 때문에 앞으로도 투자 기회는 많을 것이다.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바이오시밀러, IT플랫폼 등 글로벌 선두권 기업이 되길 바라며, 주주 환원이 잘 이루어져 성과의 과실을 함께 누리면 좋을 것 같다. /유대일 PB(KB증권 GWS본부 도곡스타 PB센터)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