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상품, 기존 제조업체 상품 제치기도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최근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 PB상품이 늘어나면서 기존 제조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기존의 제조업체들에 PB상품들까지 가세돼 경쟁이 더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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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계에서 PB상품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롯데마트, 세븐일레븐 |
16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 동향 분석 결과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1.1% 가량 증가한 것에 비해 PL(Private Label)상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4% 신장했다.
특히 상품 판매수량도 18.4% 늘어 1분기 매출 신장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이마트측은 평가했다.
롯데마트는 PB상품이 2008년 품목수 7600여개, 매출구성비 17%를 차지했던 것에서 2010년 품목수 9500여개, 매출구성비 23%로 점차 늘어 2013년에는 품목수 1만2000여개, 매출구성비 25%를 기록했다.
편의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PB상품 판매비중이 2011년 27.9%이었던 것에 비해 올 1분기 PB상품 판매비중은 34.8%에 달했다.
PB상품이 제조업체 브랜드(NB, National Brand) 상품을 앞지른 사례도 있다.
롯데마트에서 지난 2013년 5월 출시한 PB상품 '통큰 초코파이'의 경우 기존 브랜드사 제품보다 20% 저렴하고 수량은 6개를 더 담아 판매했다. 이에 원조인 오리온 '초코파이' 등 기존의 초코파이 브랜드사 보다 최대 3배 가량 판매량이 높게 나타나는 등 NB상품들을 앞질렀다.
세븐일레븐에서 내놓은 PB상품인 '초코는 새우편'도 NB상품을 제쳤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이후 농심의 '새우깡' 판매를 앞섰으며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판매량에서 새우깡이 120만개 가량 판매된 것에 비해 '초코는 새우편'은 150만개 가량이 판매됐다고 세븐일레븐측은 전했다.
이마트의 PL상품인 이마트 홍삼정은 올해 1분기 전체 홍삼정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홍삼을 제외한 비타민, 유산균 등 이마트 건강식품도 전체 매출의 60%를 기록했다.
또한 이마트에서 식품 PL 브랜드로 만든 피코크는 올해 1분기에 간편가정식 카테고리에서만 55.7% 신장을 기록했다.
이처럼 PB상품들이 인기를 끄는데에는 일반적으로 NB상품보다 PB상품이 더 저렴하며 품질도 NB상품들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통업쳬 관계자는 "PB상품은 유통단계 비용과 마케팅 비용 등이 들지않아 일반적으로 20~30% 정도 더 저렴하게 할 수 있다"며 "품질도 생산업체에 대해서도 외부전문기관에 맡겨 등급을 부여하는 등 심사절차를 거치고 있으며 별도 조직을 마련해 PB, PL 등의 상품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저렴하다는 가격 경쟁력만 있었지만 최근에는 품질도 NB상품과 비슷하거나 더 좋은 제품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기존의 제조업체들은 PB상품 등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고충은 커지고 있다.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고객들의 눈에 많이 띌 수 있는 상품 진열대를 차지하기 위해 기존에 있던 제조업체들끼리도 경쟁이 치열한데 PB상품까지 늘어나면서 더욱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어서 이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PB상품의 판매비중이 늘어나고 품목수도 증가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큰 흐름이어서 어쩔 수는 없다"며 "하지만 제조업체들 입장에서는 반가울리는 없다"고 언급했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판매할 수 있는 매대는 한정되어 있어 기존 제조업체들끼리만도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데 PB상품까지 생기면 우리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판매가 잘 되는 곳에 PB상품 위주로 해놓은다 해도 뭐라 할 수 도 없는 입장으로 결국 히트상품을 통해 소비자들이 찾게하는 수 밖에는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