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증권사 '담보부족계좌' 월초 대비 4.7배 급증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시장 불확실성이 급증한 가운데, 반대매매가 최근 6개월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관련주들의 급등으로 지수가 버텨주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대다수의 종목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오는 2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각별한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시장 불확실성이 급증한 가운데, 반대매매가 최근 6개월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사진=김상문 기자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연이어 제기된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미수거래)의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거래를 지칭한다. 

담보 부족에 처한 개인 투자자들은 기한 내 필요 금액을 채워 넣지 못하면 반대매매 상황에 놓인다. 반대매매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체결되기 때문에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투자업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국내 5개 증권사의 담보부족계좌 수는 8800개로, 이달 초(1887개)의 약 4.7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들 증권사의 담보부족계좌 수는 월초 대비 2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 불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심지어 개인 고객들이 많은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은 계좌 수를 공개하지 않아 이번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 회사까지 합산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은 신용거래를 이용하는 계좌의 평가 금액이 주가 하락에 따라 담보유지비율(통상 140%) 아래로 내려가면 2거래일 뒤 오전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강제 처분하고 있다. 예를 들어 SVB 사태가 국내 증시를 강하게 흔들었던 지난 14일에 코스피‧코스닥이 각각 2.56%, 3.91% 급락했음을 감안하면 이틀 뒤인 이날(16일) 반대매매 물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의 척도인 신용융자잔고도 늘어났다. 역시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코스피‧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도합 18조263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중순까지 16조원대를 유지했던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9일 18조원대로 올라선 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반대매매 물량이 충분히 소화되면서 자정작용을 일으키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개인 차원에선 오는 21일로 예정된 미국 FOMC 결과 발표 때까지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